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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역지사지 위원회’ 출범
간부·직원들이 시공현장 체험
5년간 38만개 일자리 로드맵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이사장 강영일)이 철도 건설 현장의 갑질 문화 추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5년간 철도 건설과 시설 안전 등의 분야에서 38만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로드맵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18일 철도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이달 초부터 현장 근로자, 하도급사, 관련 협회 대표 등이 참여하는 ‘역지사지 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전국 지역본부별 철도 건설 현장에서 공단 임직원과 철도 현장 근로자가 함께 참여하는 ‘역지사지 체험 행사’(사진)를 잇달아 열고 있다.

‘갑’의 지위에 있는 공단 간부 및 직원들이 철도 시공 현장의 작업 과정을 직접 체험하면서 ‘을’의 입장인 시공업체, 하청업체, 현장 노무근로자들의 고충을 공유하고 배려와 존중을 통한 인식 전환의 계기를 갖는다. 신동혁 철도공단 기획예산실장은 “‘을’의 관점에서 철도 현장에 고착화된 불공정 관행 등 갑을 문제를 바로잡아 제도화, 상식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며 “이를 통해 현장의 불공정 관행을 해소하고, 근로자 권익보호와 공정 기회 부여 등을 통해 철도 현장 일자리의 질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철도공단이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철도 현장의 갑질 문화 실태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갑질 유형은 ‘우월적 지위 남용’으로 전체의 67%(82건)를 차지했다. 다음이 ‘권위의식’ 19%, ‘고압적 태도’ 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현정 철도공단 수도권본부장은 “지난 12일 동탄지구 노반공사 현장에서 직접 작업구 굴착과 보도블록 철거 작업을 하며 근로자들의 고충을 공유하고 배려와 존중의 마음가짐을 되새길 수 있었다”며 “현장의 갑질 문화를 개선해 정부 정책을 선도적으로 이행해 가겠다”고 말했다.

향후 5년간 철도사업 시행에 따른 34만 개 일자리 창출 외에 2021년까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안전시설 분야 인력 증원 등을 통해 공공 신규고용 640명, 민간일자리 창출 4만6476개 등을 목표로 하는 10개 전략과제도 추진되고 있다. 특히 민간 분야 고용 창출을 위해 철도 분야 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대책이 중점 추진된다. 또 역세권 자산개발 강화를 통해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된다. 폐선 부지 등 철도 자산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사업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내년부터 경전선, 장항선 등을 활용해 10㎿급 발전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사업지구를 계속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폐선·폐역 부지 개발을 통한 구도심 재생사업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강영일 철도공단 이사장은 “일자리는 늘리되 고용의 질을 높이자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적극 호응하는 방향으로 갑질 문화 개선과 철도건설 분야 일자리 창출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