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일러스트 = 김정훈 기자 kimjh@

‘집권 2기’ 막 올리는 19차 공산당대회 내일 개최

집권 1기땐 ‘시장의 힘’ 강조
주가폭락·자본유출 경험한 뒤
‘국유기업 중심 모델’ 더 선호

“中 초기 사회주의로 되돌아가
경제혁신 후퇴로 저성장 우려
선진국 진입도 점점 늦어질 것”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는 국가의 경제 개입과 국유기업에 더 의존할 것이다.’

시 주석의 향후 5년 권력구조와 정책 방향을 가늠할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18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중국 경제가 ‘시장’에서 ‘국가 개입’으로 더욱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 같은 국유기업 지원 형식의 국가 개입은 중국의 장기 경제 성장과 금융 안정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집권 1기에 시장 자율을 강조하던 시 주석이 경제 운영에서 갈수록 국가 개입주의와 국유기업 중심의 ‘국가자본주의’ 모델을 선호하고 있다. 시장 의존 경제는 리스크(위험)가 너무 크기 때문에 국유기업 중심 모델이 더 안정적이고 좋다는 게 시 주석의 인식이라는 것이다. 2012년 말 집권한 시 주석은 초기에만 해도 “시장의 힘이 중국 경제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저장(浙江)성 서기 시절 기업 규제 완화로 지역 성장을 이끌고 알리바바 같은 거대 민간기업을 키운 경험이 이런 인식에 큰 몫을 했다. 집권 초기 비대한 국유기업 개혁에 대한 청사진을 밝힌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2015년 주가 폭락과 위안화 평가 절하에 따른 대규모 자금의 해외 유출 등 시장의 부정적 측면이 불거지면서 시 주석이 시장 중심 경제의 문제점을 인식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경제에 혼란과 불확실성을 초래하는 시장 원리는 공산당의 경계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특히 시 주석은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외국 자본의 ‘투기’를 막지 못한 당국에 못마땅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유기업 개혁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경제 자유화’를 의미하지 않고, 국유기업 주도의 경제 모델을 미세 조정하는 것으로 전락했다. 그 결과 비효율적이고 과잉 생산이 이뤄지는 국유기업 부문에 대한 투자가 오히려 늘어났다. 1980년대 파산한 알루미늄 생산 국유기업이 이 틈을 타 살아나기도 했다. WSJ는 “시진핑 집권 1기 동안 국유기업들의 규모가 더 커지고, 국유기업 투자를 감독하고 감시해야 할 정부 기구의 자산이 최근 7조6000억 달러로 5년간 2배 이상 늘어났다”고 전했다.

호주 멜버른의 한 투자회사 CEO는 “중국은 (국가 개입을 중시하는 사회주의) 초기 시절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큰 것(국유기업)이 아름답고, 국가 이익이 사기업의 이익에 우선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WSJ는 중국의 이 같은 사적 부문 축소와 경제 혁신 후퇴 등이 중국 경제에 저성장을 가져올 수 있으며, 선진국 진입을 늦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국가 개입 강화는 중국 내에서 사업하는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에도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1980~1990년대는 시장 원리를 통해 국유기업 문제를 푼 것을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로 규정했지만 시 주석이 (국가 개입이라는) 이데올로기적 순수성을 강조하면서 서구식 시장주의가 끼어들 여지가 축소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