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인권위 권고안 수용
“특수고용직 3권 보장안 마련”

앞으로 보험설계사나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 학습지 교사, 택배 기사, 자동차 판매사원, 화물차 운전자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도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230만 명으로 추산되는 또 하나의 거대한 노동 세력 출현이 가능하게 돼 노동시장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17일 “특수고용직의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설 것”이라며 “조만간 특수고용직 실태조사와 함께 입법적 보호방안 마련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5월 특수고용직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한 별도의 법률을 제정하거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근로자에 특수고용직이 포함되도록 관련 조항을 개정할 것을 고용부에 권고한 바 있는데, 이번에 고용부가 이를 전격 수용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대선에서 특수고용직 노동3권 보장을 공약한 바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특수고용직 실태조사와 노사정 및 민간전문가 간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겠다”며 “특수고용직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한 관련 법률 개정 등 입법적 보호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겠다는 뜻을 인권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특수고용직은 사용자에게 종속된 노동자이지만 법적 신분은 자영업자,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보호를 받지 못하는 데다, 위탁·도급 등의 계약 형태로 일하기 때문에 계약 해지·해촉으로 쉽게 해고될 수 있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최근 노조설립 신고를 낸 택배연대노조에 대해 설립 허가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이들 내부에서는 노조 설립 시 개인사업자인 이들에 대한 세금 인상 등의 문제로 노조 설립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어 노동계 내부의 혼란도 예상된다.

정진영·김현아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