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운명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관계자들이 15일 충남 천안 계성원에서 공론조사 시민참여단 471명의 설문조사 결과지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명 연장된 월성 1호기 등
文정부 임기내 조기중단 추진
공론조사결과 불복 논란 우려

울산 주민 건설재개 ‘배수진’
“安全 이유로 5·6호기 중단땐
기존 원전 폐쇄 투쟁 나설 것”

청와대가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공사 재개 여부와 관계없이,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높이고 원전 비중을 낮추는 에너지 정책을 계속 유지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재개될 경우 원전 발전 비중을 줄이기 위해 기존 원전의 조기 폐쇄 추진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가 끝난 뒤 수명이 만료되는 월성 1호기에 대해 중단 가능성을 언급한 적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계속 여부와 관련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원전 발전 비중을 계속 낮추고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늘려가는 큰 정책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203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높이고, 원전 발전 비중은 20% 아래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신고리 5·6호기 공론조사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지만, 정부는 오로지 신고리 5·6호기 건설 여부에 대한 결과로만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다.

청와대의 이 같은 기조에 따라 원전 조기 폐쇄를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2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전력 수급계획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월성 1호기도 중단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월성 1호기는 오는 2022년 11월까지 수명이 연장된 상태로 문재인 정부 기간 내에 수명이 도래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발언은 자신의 임기 내 월성 1호기의 조기 중단 결정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원전들도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서 중단 여부가 논의될 것이라는 해석까지 제기된다. 이럴 경우 청와대가 공론화 조사 결과에 불복했다는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멀쩡하게 가동되는 원전을 강제로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안전성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 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결정을 내릴 경우, 기존 노후 원전 폐쇄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상대 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반대 범군민대책위원장은 16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안전한 원전으로 평가받고 있는 신고리 5·6호기를 안전성을 이유로 못 짓게 한다면, 노후 원전은 당연히 폐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 울산 =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