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윤청자(왼쪽) 여사가 아들 민평기 상사 흉상을 제작 중인 정찬국 부여군문화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광기 씨 제공

14일 故 민평기 상사 흉상 제막 앞둔 어머니 윤청자 여사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는 천안함 46용사와 같이 목숨을 바친 장병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천안함 46용사인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74) 여사는 13일 아들의 모교인 충남 부여고에서 열릴 흉상 제막식에 앞서 “이번 제막식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여사는 “후배 학생과 국민이 천안함 46용사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민 상사의 흉상 제작은 부여고 출신 조각가인 정찬국 부여군문화원장이 맡았고, 고교 동창들이 해군 하정복 설계를 제안하는 등 총동창회와 천안함재단이 적극 나섰다. 고인의 형인 민광기(47) 씨는 “총동창회가 애초 위령비를 추진했으나, 후배들에게 나라사랑 정신을 일깨우기 위해 흉상 제작을 건의했는데 동창회가 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흉상은 천안함 행정장이었던 고인이 평소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하정복과 정모를 쓰고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민 상사의 흉상 제막식은 14일 오전 10시 부여고 나라사랑동산에서 거행된다. 제막식 행사 후 초대 천안함재단 이사장인 조용근 석성장학회 회장이 부여고 학생 3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민 상사 흉상 제막으로 천안함 46용사를 기리는 흉상 및 부조는 8명으로 늘어났다.

윤 여사는 천안함 폭침 후 받은 아들의 사망보상금 1억 원과 익명의 중소기업 직원들이 전달한 898만8000원을 “우리 영토·영해에 한 발짝이라도 침범하는 자들을 응징하는 데 사용해 달라”며 국방부에 헌납한 바 있다. 해군은 이 성금으로 K-6 기관총 18정을 도입했으며, 반드시 영해를 지켜내겠다는 각오를 담아 ‘3·26 기관총’으로 명명했다. 장욱 해군 공보과장은 “‘3·26 기관총’은 천안함과 동일한 2함대 초계함 9척에 각각 2정씩 배치됐다가 함정 퇴역 등으로 인해 지금은 초계함 1척과 유도탄고속함 8척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여사는 최근 천안함 폭침사건 중·고교 사회 교과서 등재 추진 활동을 해오고 있다. 민 씨는 “어머니께서 현 사회 교과서에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게 명시되지 않은 것을 걱정하셨다”며 “안보교육과 나라사랑 정신은 어릴 때부터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게 어머니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