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무거운 발걸음 김동연(왼쪽 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오른쪽) 한국은행 총재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 오늘 워싱턴서 韓·美재계회의… 공동선언문 채택

전경련·美상의 ‘우려’ 표명
“FTA는 단순 경제협정 아닌
양국 안보동맹 다지는 계기

韓기업들 FTA 통해 美 투자
3년간 일자리 1만여개 창출
상호 도움되는 결과 도출을”

한국과 미국 재계가 11일 북한의 도발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파기하면 양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저해하고 수십만 개의 일자리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는 취지의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통상 압박이 거센 가운데 한·미 경제계가 한목소리로 현안으로 떠오른 한·미 FTA 재개정에 강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북한의 도발로 양국의 안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한·미 FTA까지 흔들리면 지정학적 위험을 가중시켜 동북아 및 세계 평화는 물론, 시장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국의 경제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국상공회의소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29차 한·미 재계회의 총회에서 “미국 무역수지 적자는 한·미 FTA가 아니라 거시경제적 문제가 원인이며, 한·미 FTA가 없었다면 양국 무역 불균형이 더욱 심화했을 것”이라면서 “60년 을 넘긴 한·미 동맹은 1954년 맺어진 상호방위조약과 2012년 발효한 한·미 FTA, 두 축에 의해 뒷받침돼 왔다”고 밝혔다.

한국 대표단 위원장인 조양호 한진 회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잇따른 핵 도발로 한반도 안보 상황이 불안정한 지금 새로운 한·미 FTA는 단순 경제협정이 아닌 63년 역사의 안보동맹을 굳건히 다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면서 “한·미 재계회의가 2000년 처음 한·미 FTA를 제안해 양국 경제동맹의 기틀을 마련한 것처럼, 향후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도 상호 호혜적인 무역·투자 증진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협상 결과가 도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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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에드 로이스 연방하원 외교위원장을 포함해 미국 측 인사들은 한·미 동맹 및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가 양국에 이익이 될 뿐 아니라 동북아 평화협력을 위해 중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며 “우리나라 기업 환경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양국의 무역 증가로 서로 혜택이 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기업은 한·미 FTA로 확대된 투자기회를 활용해 미국 내 1만1000명의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2011년 3만6000명 → 2014년 4만7000명)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미국의 잇단 반덤핑 및 세이프가드 등 수입규제 조치에 우려를 표하고, 보호무역주의 확산 저지와 자유주의 수호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요청했다. 우리 측은 조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류진 풍산 회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인들과 안호영 주미대사,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 등 통상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런 브릴리언트 상의 수석부회장,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대사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한·미 재계회의는 전경련과 미국상의가 양국의 경제협력과 유대 강화를 목적으로 1988년 설립한 민간경제협의체다. 양국 재계 간 최상위 협력채널로 한·미 FTA 체결, 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관범·임정환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