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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능기부로 운영되는 ‘키니스장난감병원’ 김종일 이사장

교수 은퇴후 사회공헌 길 찾아
‘의료진’ 8명이 모두 65세 이상
支社 추진 봉사자 없어 어려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장난감 없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게 저희의 꿈입니다. 대한민국 모든 어린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즐겁게 놀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공학자였던 김종일(70·사진) 키니스장난감병원 이사장은 2011년 자신의 재능을 살려 사회에 공헌할 방법을 찾았다. 무료로 장난감을 고쳐주기도 하고, 특히 고장 난 장난감을 기부받아 수리한 뒤 저소득층 가정이나 장애인 시설 등에 전달하는 ‘장난감병원’을 만드는 것이었다. 김 이사장은 “정년 후 그동안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환원해야 한다고 막연히 생각하다가 뜻이 맞는 동료·후배들을 모아 장난감병원의 문을 열게 됐다”며 “장난감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갖는 ‘최초의 재산’인 만큼, 자기 나이에 맞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느끼는 행복감을 지켜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장난감병원의 이름 키니스(Kinis)는 아이와 실버 세대를 합성한 단어로 꽤 철학적인 작법을 거쳤다. 아이를 뜻하는 키드(kid)에서 ki를 따고, 실버(silver)에서 가져온 si는 is로 글자 순서를 뒤집었다. 어린이와 실버 세대가 함께한다는 뜻으로 가운데 n(and)을 넣어 연결했다. 특히 n은 로봇의 몸체 모양 로고로 형상화해, 장난감을 매개로 이뤄지는 세대 간 공존의 의미를 담았다. 실제로 장난감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모두 65세 이상이다.

처음 김 이사장과 후배 1명이 시작했던 장난감병원의 규모도 커져 지금은 8명이 함께 꾸려나가고 있다. 이용자는 매년 늘어 지난해 수리한 장난감이 1만 개가 넘었다. 김 이사장은 “장난감을 모아 필요한 아이들에게 보내는 것이 내 역할이자 여전한 꿈”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용 고객들이 카페에 올리는 후기와 장난감을 보내는 상자에 담긴 작은 응원의 메시지 등을 보면 힘든 순간들이 잊힌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 이사장의 목표는 전국 각지에 지사를 만드는 것이지만 함께 일할 봉사자들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이사장은 “최근 몇몇 곳에서 장난감병원을 만든다는 문의가 와서 기술과 부품 등을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무료로 봉사할 사람을 모으기 쉽지 않은 모양”이라고 전했다. 그는 “돈을 주고 고용한다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것까지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