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자살 중학생 학교 폭력 사건을 수사 중인 울산지방경찰청은 사건 은폐를 시도한 혐의(뇌물공여의사표시)로 학교 교장 A 씨를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같은 학교 교사 B 씨에 대해서는 공용서류무효 혐의로, 다른 교사 C 씨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각각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교장 A 씨는 지난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울산 모 중학교 1학년 D 군의 학교폭력 피해에 대한 조사를 벌이기 위해 지난 7월 경찰청에서 파견된 학교폭력 전문 경찰관 E 씨에게 “여기서 끝나게 해달라. 이거면 되겠냐”고 물으며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이는 등 뇌물공여 의사를 표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교사 B 씨는 학교폭력과 관련, 학교 측에 불리한 내용이 담긴 진술서 등을 손상하거나 은닉한 혐의를, C 씨는 4월 초 수업시간에 숨진 학생이 진도와 다른 부분의 책을 폈다는 이유로 교실 뒤로 보내 수업을 받도록 하는 등 정서적·신체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학교폭력 전문 경찰관 E 씨는 수사 과정에서 학교폭력을 암시하는 내용의 유서(쪽지)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점이 확인됐다. 또 학교전담경찰관 F 씨는 학교폭력 신고접수 후 치료와 지원 위주로만 안내하고, 피해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상담을 실시하지 않은 점이 나타났다.

울산경찰청은 이와 관련, E 씨와 F 씨의 소속 경찰서에 징계를 요청했다.

울산경찰청은 올해 3∼4월 동구의 한 중학교에서 D 군의 등을 치거나, 모자를 잡아당기는 등의 방법으로 괴롭힌(폭행) 혐의로 D 군의 동급생 9명을 지난 12일 울산지방법원 소년부로 송치했다. D 군은 앞서 지난 6월 15일 “아버지, 미안해요”라는 내용이 적힌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