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리스크(위험)가 고조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일 주식·선물·채권 등 각종 경로를 통해 국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금융시장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오전 9시 30분 현재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542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19일 하루 동안 1434억 원이 빠져나가면서 시작된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는 20일에는 1881억 원으로 더 커졌다. 21일과 22일에는 소폭 순매수로 전환되면서 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주말 사이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 편대가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으로 북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5일 335억 원, 26일 3852억 원, 27일 2808억 원 등으로 지난주보다 더욱 매도세가 커졌다.

특히 외국인이 2015년을 제외하면 매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순매수를 해왔던 것으로 확인돼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례적 매도세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채권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이후 외국인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현물채권 2조8000억 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27일 국고채 3년물은 연중 최고치인 1.88%로 마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6∼27일 이틀간 외국인이 현·선물 시장에서 대규모 원화채 매도에 나서자 주요 국고채 금리가 모두 연중 고점을 상향 돌파하며 급등세를 보였다”며 “북한과의 지정학적 위험이 주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북핵 리스크를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우리나라의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도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