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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서연 양 사망’ 재수사 계기로 관심 증폭

“대중이 고 김광석에 열광할수록, 돈은 아내 서해순 씨가 버는군요.”

김광석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는 한 뮤지션은 최근 김광석의 유족들을 둘러싸고 논란이 재점화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법적으로 따졌을 때, 김광석의 아내인 서 씨가 대부분 권리를 상속받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으로 재산을 형성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다. 김광석의 죽음은 이미 자살로 결론난 후 공소시효가 지났지만, 서 씨가 딸 서연 양의 사망 사실을 숨겨왔던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며 “뭔가 석연치 않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 씨는 사실상 김광석이 만든 창작물에 대한 대부분의 권리를 갖고 있다. 상속녀였던 서연 양도 사망해 저작권(작사·작곡가의 권리)을 비롯해 저작인접권(실연자·음반제작자 등의 권리) 등도 그의 몫이다. 이 때문에 서 씨와 저작권과 관련된 협의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뮤지컬 ‘그날들’, ‘그 여름, 동물원’, ‘서른즈음에’ 등에는 다른 뮤지션들이 작사·작곡하고 김광석이 가창한 곡들만 삽입됐다.

또한 서 씨는 김광석의 이름과 초상권 등에 대한 권리를 뜻하는 퍼블리시티권도 확보했다. 지난 2014년 8월 한글 ‘김광석’, 영문 ‘KIM KWANG SEOK’으로 상표권도 등록해 의류·신발·모자·문구류·종이·교육업·연예오락업·스포츠 및 문화활동업·광고업 등에 그의 이름과 사진 등을 쓸 때 서 씨의 허락을 받고 수익을 나눠야 한다.

한 공연업계 관계자는 “2013년 이후 김광석의 노래를 활용한 뮤지컬이 연이어 제작되며 서 씨가 퍼블리시티권에 눈을 뜬 것 같다”며 “예를 들어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측은 서 씨 측과 합의를 보지 못해 극 중 등장하는 ‘김광석’이라는 이름조차 ‘그 친구’로 고쳤다”고 전했다.

가요계와 공연계에서는 서 씨 측의 지나친 권리 주장으로 대중이 김광석의 주옥같은 노래들을 들을 기회를 박탈당한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가수 아이유가 리메이크 앨범을 준비하며 김광석의 노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다시 불렀으나,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아이유가 이 곡을 앨범에서 빼기로 했다. 오는 10월, 11월 각각 다시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서른 즈음에’와 ‘그 여름, 동물원’ 역시 김광석이 작사, 작곡한 곡은 삽입되지 않는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불미스러운 일이 불거지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김광석과 그의 노래가 새삼 주목받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하지만 서연 양이 이미 숨져 모든 권리를 서 씨가 갖고 있다는 것이 알려진 후, 대중이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면서도 씁쓸함을 느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