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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獨총선, 메르켈 4연임

대안당 12.6% 득표 3당 차지
1948년이후 70년만에 진출
反난민·反이슬람 정서 표방
“강경한 반대 목소리 내겠다”
메르켈 국정운영 진통 예상

‘나치의 망령이 독일은 물론 유럽 사회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24일 실시된 독일 총선에서 반(反)난민·반이슬람을 표방하는 극우파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2013년 창당 이후 처음으로 연방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연방의회에 극우정당이 포함된 것은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치러진 1948년 구서독 1대 연방의회 총선에서 극우 성향 독일보수·독일우익당(DKP·DRP)이 1.8% 득표율로 5석을 차지한 이후 약 70년 만이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연합(CDU)·기독사회연합(CSU)이 총선에서 승리하며 메르켈 총리가 4연임을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AfD 부상, 득표율 하락 등으로 향후 정국 운영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연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AfD는 12.6% 득표율을 기록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제3정당 자리를 차지했다. CDU·CSU 연합은 33%로 가장 많은 지지율을 얻었다. 전 유럽의회 의장 마르틴 슐츠를 내세운 사회민주당(SPD)은 20.5% 득표율을 기록했다.

AfD의 약진은 독일 사회 전반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독일의 전후 역사는 나치 체제의 과오를 인류에 사죄, 청산하고 극복하는 데 주력해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데 극우정당 AfD의 연방의회 입성은 이를 뿌리부터 흔드는 ‘역사건 사건’이기 때문이다. 12.6%의 지지율로 제3당 위치를 차지한 AfD는 이제 의회 내 각종 위원회에서 위원장직도 노릴 수 있는 위치가 됐다. AfD는 앞으로 의회 내에서 반이민·반이슬람 목소리를 높이고 재정정책, 유럽연합(EU)과 유로존 정책에서도 정부 정책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AfD의 공동 창당자이자 공동 대표인 알렉산더 가울란트는 이날 “강경한 반대 목소리를 내겠다”며 “우리는 메르켈이건, 그 누구건 사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AfD의 약진은 독일, 더 나아가 유럽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반난민 정서 탓인 것으로 분석된다. 난민들이 일으킨 각종 사건·사고는 AfD 성장의 자양분이 됐다.

한편 CDU·CSU 연합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돼 온 자유민주당(FDP)은 10.7% 득표율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역시 연정 파트너 가능성이 제기되는 녹색당이 8.9%로 뒤를 이었다. 한편 좌파당은 9.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현재 연정 파트너인 SPD는 슐츠 전 의장 영입에도 불구, 지지율 반등에 실패했다.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SPD는 이번에는 연정에 참여하지 않고 야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마르틴 슐츠 SPD 총재는 이번 총선에 대해 “독일 사회민주주의에 힘들고 고된 날”이라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