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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저자 윤대현 서울대병원 교수

“한가위에는 잠시라도 보름달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간을 갖길 바랍니다. 잠시 내 삶을 주인공이 아닌 관객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여유가 생기면 세상만사 새옹지마이지 하면서 자기 수용 현상이 일어나거든요.”

최근 심리학 저서 ‘픽스 유: 내 마음 아는 한 사람’을 출간한 윤대현(사진)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황금연휴를 제대로 쉬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강의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열흘 황금연휴, 계획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바캉스(Vacance)의 라틴어 어원은 ‘자유로워짐’입니다. 마음에 자유로움을 주는 것이 바캉스를 제대로 즐기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리 마음은 어떨 때 자유로움을 느낄까요? 내 마음이 좋아하는 사람·자연·문화와의 교감을 통해 마음을 이완하고 깊은 자유를 찾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 관리가 중요합니다. 마음 관리는 마음이라는 친구와 잘 지내는 것입니다. 마음과 잘 지내기 위해서는 마음이 좋아하는 일들을 해야 하고 마음이 잘 대접받았다고 느꼈을 때 보답으로 행복감과 긍정성을 되돌려줍니다.

◇계절 좋은 가을에 있는 연휴라 더 의미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계절 즐기기는 뇌가 아주 좋아하는 대표적인 쉼입니다. 특히 가을은 봄과 함께 최고의 에너지원입니다. 그런데 가을은 우리 기분을 좋게 하다가도 훅 꺼지게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을의 감정 기복은 자연스러운 겁니다. 아름다운 날씨에 우리 마음은 이완되고 이완은 철학적 사고를 활성화합니다.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요,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했습니다. 멀리서 볼 때 삶이 희극으로 느껴지는 것은 멀리서 보면 내가 고민으로 여겼던 부분이 옅어지면서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을은 내 마음을 멀리서 바라보는 줌렌즈를 활성화하는 과정입니다.

◇요즘 현대인의 고민은 무엇인가요?

열등감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열등감은 병이 아닙니다. 이때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는 것이 바로 자존감입니다. 자존감은 완벽함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꼼꼼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도 좋지만, 강박적인 완벽주의는 자기 불안의 증거입니다. 자기 수용을 통해 나와 내 인생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연휴를 마치고 일상에 돌아올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직장인이면 다시 출근했을 때 아침에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경험하는데요. 이는 연휴 때 늦게 잠들게 되면서 우리 뇌 안에 있는 생체 시계의 리듬이 뒤로 밀렸기 때문입니다. 연휴 막바지에는 평소 같은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연휴를 잘 보내고 기분 좋게 시작하려면 마지막 날 정도는 평소 생활 리듬을 찾는 게 좋습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