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과정에 경찰이 인권 침해” 인권위에 진정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 반대를 외치며 분신했던 조영삼(58) 씨가 20일 오전 9시쯤 사망했다.

조 씨는 19일 오후 4시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건물 18층 야외 정원에서 1ℓ 플라스틱 우유병에 담긴 인화물질을 몸에 뿌리고 분신했다. 조 씨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분신 당시 “사드 가고 평화 오라. 문재인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고 외쳤다.

조 씨는 1995년 8월 15일 비전향 장기수 이인모(2007년 사망) 씨 초청으로 허가 없이 북한을 방문, 1998년 독일로 망명했다. 조 씨는 2012년 12월 자진 귀국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전국행동) 등은 조 씨가 사망하자 “사드 철회 마중물이 되고자 한 평화주의자 조영삼 님의 명복을 빈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행동은 이날 빈소가 차려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자신의 목숨을 던진 조영삼 님의 뜻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사드 배치와 관련된 모든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전국행동은 “시민·사회·종교 단체에 대책 회의를 열고, 향후 장례 계획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장례는 사일장으로 치러질 것으로 전해졌으며, 4일 뒤인 23일은 백남기 농민 사망 1주기를 맞아 각종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한편 경북 성주·김천 등 지역 사드 반대 단체들은 “사드 배치 과정에서 경찰이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소성리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등 반대 단체들은 이날 오후 경북 성주 소성리 마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 홈페이지를 통해 진정서를 냈다.

이들은 “지난 7일 경찰 8000여 명은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 추가배치에 반대하는 주민 등 400여 명을 강제 해산시켰다”며 “경찰은 마이크를 들고 한 사람씩 지목해 주민들을 들어냈고, 경찰과 부딪치거나 넘어진 이들은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전현진·김현아 기자 jjin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