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고소 사건 공안2부 배당
어버이聯 추선희 자택 압수수색

민간인 외곽팀을 동원한 댓글 달기 등 국가정보원의 ‘정치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1일 이종명 전 국가정보원 3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한다. 검찰은 또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을 고소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 배당하며 공식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20일 오전 추선희 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21일 오후 2시 이 전 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 전 차장은 구속된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의 직속상관이자, 원 전 원장으로 이어지는 지휘 계통에 있어 검찰의 수사가 추석 연휴 전 이 전 차장을 거쳐 원 전 원장까지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민간인 ‘댓글부대’를 동원한 사이버 여론조작 활동을 지시하고 운영한 민 전 단장이 2010~2012년 사이버외곽팀의 활동과 최대 100억 원대의 활동비 지급 사실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 전 차장을 거쳐 원 전 원장에게 보고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국정원 사이에 지시와 보고가 있었다고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19일 민 전 단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위증 등 혐의로 구속했다. 민 전 단장은 2010∼2012년 외곽팀을 운영하면서 불법 선거운동과 정치관여 활동을 하도록 하고 매년 수십억 원의 활동비를 지급해 국가 예산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시장의 고소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진재선)는 이날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의 ‘박원순 제압문건’과 관련해 추 전 사무총장의 거주지를 압수수색 했고 오후에 소환 조사한다. 이명박 정부 때 어버이연합은 19차례에 걸쳐 박 시장 아들의 병역 문제 등을 공격하는 시위를 벌였다. 검찰은 당시 국정원의 지시로 어버이연합이 이 같은 시위를 벌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민병기·이정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