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3일부터 사흘간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1597년) 때 사용한 전선 12척을 수리한 장소인 전남 장흥군 회진면에서 이를 기리는 축제가 처음으로 열린다.

전남 장흥군은 오는 10월 13일부터 사흘간 회진면 회진항 일원에서 ‘제1회 회령포 문화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회진면 덕산마을에 있는 회령포는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판옥선 12척을 수리한 곳이자, 이순신 장군이 선조의 교지(임명장)를 받고 삼도수군통제사 취임식을 했던 역사적 장소다. 난중일기 등 역사 기록에 따르면 이순신 장군은 원균이 칠천량전투에서 왜군에 패배한 후 당시 경상우수사 배설로부터 부서진 배 12척을 인수해 이 마을에서 수리했다.

당시 300여 명의 목수들이 동원돼 작업했다고 한다. 아직도 이 마을에는 배를 숨겨 놓은 ‘고집(庫集)들’이라는 지명이 남아 있고, 당시 배를 수리했던 거두쟁이(톱쟁이)의 후손들이 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명량대첩 승리의 시발점이 된 역사적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축제를 기획했다”며 “축제 주제도 이에 걸맞게 ‘회령포에서 시작된 12척의 기적’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축제 프로그램은 충무공이 선조의 교지를 받드는 것을 재현하는 행사. 삼도수군통제사 입성식, 학술대회, 판옥선 체험, 12척 해상퍼레이드, 제례행사 등으로 짜여졌다.

이순신 장군이 회령포에서 배를 수리한 기간은 1주일 남짓으로 추정된다. 그해 8월 18일 회령포에 도착해서 전선 수리작업을 한 뒤 8월 24일 해남 어란 앞바다로 나간 것으로 전해진다.

장흥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