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잘못·불법행위 법정 다툼
연평균 118건·패소율 51.5%
국가배상금 지급액의 31.8%

무기 도입과 국가 차원의 무기 개발 사업 등을 총괄하는 방위사업청이 잘못된 계약과 불법 행위 등으로 각종 소송에 휘말려 최근 4년 동안에만 2557억5200만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금 지급 확정판결을 받은 것으로 18일 드러났다. 이는 같은 기간 집행된 총 국가배상금 지급액 약 8045억 원의 31.8%에 해당한다.

방사청이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김학용(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소송 패소 및 배상 현황’ 자료에 따르면, 방사청이 소송 패소로 지급하게 된 손해배상금은 △2013년 590억1000만 원 △2014년 272억5800만 원 △2015년 1421억7000만 원 △2016년 273억1400만 원 등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방사청이 승소해 국고로 환수하게 된 금액은 554억1200만 원으로, 배상금으로 인한 국고 손실액의 5분의 1가량에 그쳤다.

무기 사업의 특성상 소송 패소 시 손해배상 액수가 높을 수밖에 없지만, 소송 건수가 많을 뿐 아니라 패소율도 높아 전체 배상액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2013년부터 최근까지 방사청 관련 소송은 매해 평균 약 118건씩 진행돼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최근 4년간 163건의 소송에 대한 선고가 이뤄졌는데, 방사청은 84건에서 패소했다. 패소율이 51.5%로 과반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손해배상 소송에서 정부의 패소율이 통상 10~20% 사이인 것을 고려했을 때, 방사청의 패소율은 높은 수준”이라며 “전문 변호사의 부재로 인한 송무 능력 한계도 있겠지만, 방사청 자체가 거의 독점적 거래 권한을 쥐고 있는 만큼 관례라는 이유로 위법한 절차를 따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방사청의 잘못된 계약과 불법 행위로 인한 소송 패소가 국가 재정에도 큰 손실을 끼치고 있다”며 “불필요한 국고 손실을 방지하려면 사업별 위험 요소를 체계적으로 식별·검토하고, 업체와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