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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라이프 2017’ 지휘
서울 오는 영화음악가 치머

21세기 최고의 영화음악가, 150편이 넘는 영화에 이름을 올린 음악 거장이 스크린을 넘어 라이브의 감동으로 한국 관객들을 찾아온다.

오는 10월 7일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17’ 무대에 오르는 한스 치머(60·사진). ‘라이온 킹’ ‘다크나이트’ ‘캐리비안의 해적’ ‘인터스텔라’ ‘덩케르크’에 이르기까지 그가 음악을 연출한 대작 영화들을 나열하는 것만도 숨 가쁘다.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번 음악 페스티벌에서 첫 내한 공연을 선보이는 그를 이메일로 먼저 만났다.

이번 페스티벌은 “영화음악을 꾸준히 해 온 것은 무대 공포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장난스럽게 말한 그가 무대에서 지휘봉을 잡는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영화음악이 영상 없이 홀로 설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무대에 서기까지 두려웠다”고 말했지만 이미 지난 4월 미국의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의 무대를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응 속에 끝마친 치머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 직접 선별한 19인조 밴드와 라이브 연주를 하고 오케스트라와 합창단도 함께 무대를 꾸민다. 그는 “변덕스럽고 폭력적인 요즘 세상에 이렇게 예술에 의지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한국 관객들에게 강렬한 음악으로 또 한 번 깊은 인상을 심어줄 그의 최근작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덩케르크’. 치머는 여러 편의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놀런에 대해 “서로의 작품을 돋보이게 하며 작품의 이야기를 더 향상시키는 파트너”라고 평했다.

“그와 작업할 때 하루 한 장씩 일기 비슷한 걸 써서 서로 보여주며 소통한 적도 있습니다. 놀런이 쓰고 싶은 이야기를 한 페이지에 쓰면 제가 그걸 읽고 거기에 대한 답변을 곧바로 써주는 식이죠.”

한편 치머 외에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의 음악감독인 저스틴 허위츠(32)도 공연기획사 프라이빗 커브가 론칭한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내한한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사진=프라이빗 커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