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잘 부탁합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국회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 중기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종교관·역사관 최대 쟁점 부상
보고서 채택까지는 험로 예고
국민·바른·정의당, 사퇴 요구
한국당 “건전한 역사관 소유”

朴“기술탈취 기업엔 심대타격
관련 법·제도 정비해 나갈 것”

오랜 논란 끝에 11일 오전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창조론 신봉, 뉴라이트 역사관 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추궁과 질타가 잇따랐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 등이 공개적으로 박 후보자의 자진 사퇴 또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요구한 데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조차 ‘부적절 인사’라는 불만이 적지 않다. 여야 어디에도 우군이 없는 상황이어서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 채택과 문 대통령의 정식 임명 여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박 후보자는 “지구의 나이는 몇 살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김병관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창조신앙을 믿는 입장에서는 6000년이라고 얘기한다. 과학자들이 근거를 대고 있다”고 답했다. 박 후보자는 “이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신앙적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의 종교관과 역사관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여당 의원들도 ‘감싸기’보다 비판적 검증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었다.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으로 꼽히는 김경수 민주당 의원은 “장관은 정책·실무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역사적 인식을 갖고 임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어떤 시기에 들어섰고, 이 시기에 장관직을 맡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훈 의원도 극우 논객으로 알려진 변희재 씨를 2014년 포항공대 창업교육센터 세미나에 초청하는 데 박 후보자가 연결 고리 역할을 해줬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성인으로서의 비판적 사고나 자기 검증을 해 볼 생각을 하지 못했느냐”고 질타했다.

국민의당 등은 이날도 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은 “역사관 관련 거짓 해명은 물론 국무위원의 기본 소양인 정직성·도덕성이 심각하게 결여돼 있는 인물”이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인사 기준에 따르더라도 박 후보자는 ‘적폐 백화점’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부적격 인사”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 때문에 박 후보자의 청문회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전망도 극히 어두운 상황이다. 청문회를 통해 박 후보자가 각종 의혹을 털어내길 기다려 온 청와대는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심지어 청문회에서 청와대가 박 후보자의 흠결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이 “(배우자의) 포항 부동산 다운계약서와 관련해 청와대 검증 라인에서 문제 제기가 없었느냐”고 묻자 박 후보자는 “청와대 검증 때 다운계약 사실을 처음 알았는데, 별다른 얘기는 듣지 않았다. 잘못된 것이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한 생태계 조성과 과감한 규제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장관 수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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