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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검 ‘2016 마약류 범죄백서’

1만4214명 검거 사상 최다
인터넷·SNS 거래 급증 원인
길거리 적발 16%…여성 20%
‘한국, 마약 청정국’ 지위 상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마약 거래가 손쉽게 이뤄지는 영향 등으로 지난해 역대 최다인 1만4000여 명의 마약사범이 적발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그동안 ‘국민 10만 명당 마약 사범 20명 미만’의 ‘마약 청정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애써왔지만 2015년 1만 명선 돌파로 이미 깨진 뒤 해마다 급증 추세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0.0%가량 증가한 7554명이 단속돼 올해 마약사범은 1만5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대검찰청 강력부(부장 배성범 검사장)는 4일 ‘2016 마약류 범죄백서’를 발간하고, 지난해 마약 사범이 1만4214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1990년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많았던 2015년의 1만1916명보다 19.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적발된 마약 사범의 24.9%는 가정집에서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범행 장소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이어 길거리(16.4%), 숙박업소(15.2%), 자동차(6.5%)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여성의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적발된 여성은 2899명으로 20.4%에 해당한다. 2012~2014년간 전체 마약 사범 중 여성 점유율은 14~15%에 그쳤다. 마약사범으로 적발된 주부도 2012년 99명에서 지난해 153명까지 증가했다.

마약 압수량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필로폰 등 주요 마약 압수량은 117.0㎏으로 전년의 82.4㎏ 대비 41.8% 늘었다. 이는 39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에 해당한다. 검찰은 마약사범 급증 이유로 인터넷과 SNS를 통한 마약 거래가 빈번한 점을 들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마약 밀수·밀매 등 공급 사범은 4036명으로 전년 대비 24.7% 늘어났고 대부분 채팅앱이나 판매사이트를 매개로 했다. 암 예방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터넷 거래 등을 통해 국내 반입이 급증하고 있는 대마오일, 양귀비씨앗 일부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돼 인천본부세관이 이날부터 단속 강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외국인 마약사범이 늘고 있는 것도 마약사범 증가의 한 요인이다. 지난해 30여 개 국적의 957명의 외국인이 검·경에 적발됐다. 전년 대비 49.5% 증가한 수치다. 국적별로 보면, 중국(504명), 태국(242명), 미국(66명) 등의 순으로 많았다.

손기은·김수민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