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태용號, 졸전끝 이란과 0-0 무승부… A조 2위 ‘좌불안석’
우즈베크에 승리땐 자력 본선행…비겨도 복잡한 ‘경우의 수’
조 3위로 밀리면 亞 PO·북중미 예선 4위와 PO ‘험난한 길’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자력 진출을 위해선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대표팀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이란과 0-0으로 비겼다. 대표팀은 후반 7분 이란의 사이드 에자톨라히가 퇴장을 당해 수적 우세를 점했지만, 유효 슈팅이 1개에 그치는 졸전 끝에 골을 넣지 못하고 승리를 놓쳤다. 대표팀은 4승 2무 3패(승점 14)로 본선 티켓이 주어지는 조 2위를 지켰다.

그러나 좌불안석이다. 시리아(3승 3무 3패·승점 12)와 우즈베키스탄(4승 5패·승점 12)이 승점 2 차이로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골 득실에서 +1인 시리아가 조 3위, -1인 우즈베키스탄이 4위가 됐다.

승점 차이가 2이기에 최종예선 10차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5일 밤 12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전을 치른다. 원정게임이란 부담감을 안고 있다.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을 물리치면 시리아-이란의 또 다른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자력으로 2위를 확정하고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진출한다. 그러나 승리하지 못하면 자력 진출은 물거품이 된다.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과 비기고 시리아가 이란 원정경기에서 승리하면, 대표팀은 조 3위로 밀린다. 대표팀과 시리아가 똑같이 승점 15가 되지만 골득실에서 밀리는 구조다. 현재 골 득실이 +1인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과 무승부를 이루면 변동이 없지만, 시리아는 +2 이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조 3위로 처지면 아시아 플레이오프, 대륙간 플레이오프라는 2, 3차 관문을 넘어야 한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 B조의 3위는 다음 달 초 플레이오프를 벌이고, 여기서 승리한 팀이 11월 북중미 예선 4위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과 비기고, 시리아가 이란과 비기거나 패하면 대표팀은 조 2위가 된다.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에 패하면 아시아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마저 사라질 수 있다. 시리아가 최종전에서 이기면, 시리아와 우즈베키스탄 중 골득실에서 앞서는 쪽이 2위가 되고 뒤지는 쪽은 3위가 된다. 이렇게 되면 대표팀은 4위가 돼 아시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다.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에 패하고 시리아가 이란에 패하거나 비기면 대표팀은 3위로 아시아 플레이오프에 출전한다.

대표팀은 31일 중국이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꺾었기에 이란과의 9차전에서 승수를 보탰다면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홈에서 확정할 수 있었지만, 승리하지 못했다. ‘구원투수’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은 벼랑으로 몰렸다. 신 감독은 9차전 직후 “이란을 꺾고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다”면서 “우즈베키스탄에 가서는 무조건 이기기 위한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표팀은 최종예선에서 치른 원정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해 1무 3패에 그치고 있다. 대표팀은 1일 오후 6시 15분 인천공항을 통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떠난다.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과 역대 전적에서 10승 3무 1패로 크게 앞선다. 1994년 10월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 0-1로 진 뒤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최종전은 우즈베키스탄의 홈에서 열린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을 꺾으면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텃세’가 심할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우즈베키스탄은 최근 전력이 급상승했다. 아지즈베크 하이다로프, 세르베르 제파로프, 오딜 아흐메도프 등 강력한 미드필더진은 우즈베키스탄의 ‘황금세대’라는 평가를 받는다. 황금세대를 앞세운 우즈베키스탄은 최종예선으로 치른 홈 4게임에서 3승 1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홈 4경기에서 4득점, 1실점을 남기고 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