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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행사에도 매출 안늘어
유제품 등 대체상품에 쏠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A 분식집. 3개에 2000원에 파는 삶은 계란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바로 옆에 경기 김포시에서 생산한 계란으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 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증명서도 첨부돼 있었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는 분위기였다. 분식집 주인은 “‘살충제 계란’ 파문 이후 손님들이 아무래도 잘 찾지 않는다”며 “라면을 삶을 때도 계란을 넣을지 물어본다”고 했다. 인근의 B 공공기관 구내식당은 1주일 전부터 계란 공급을 중단했다. 대신 소시지, 두부 등으로 대체했다. 식당 관계자는 “위에서 당분간 중단하라는 지시가 왔다”고 했다.

살충제 계란 파문이 불거진 지 10일이 지났지만, 소비자 불신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계란 판매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DDT 검출 영향으로 전수조사가 진행되면서 닭고기 소비도 덩달아 줄었다. 대신 대체상품 역할을 하는 두부, 유제품은 판매가 소폭 늘었다.

25일 대형마트에 따르면, 살충제 계란 파문 이후 지난 17일부터 23일 기간에 롯데마트의 계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16, 17일 즈음의 50%대 감소보다는 폭이 줄었지만, 구매를 주저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닭고기도 같은 기간 15.1% 줄었다. 그러나 콩나물·두부(4.9%), 유제품(3.2%)은 늘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그래도 계란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1, 2주 후면 예년 수준을 회복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16~23일 기간의 계란 매출이 2주 전과 견줘 42.5% 감소했다. 18일 오후부터 판매를 재개한 홈플러스도 평소 매출 대비 소폭 감소했다. 이마트의 두부 매출은 2.6%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뭄, 폭염, 폭우 영향으로 시금치, 오이, 상추 등 채소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식탁 차리기가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는 등 먹거리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물가 오름세가 추석까지 이어질 경우 서민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민종·최재규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