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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정책 고려땐 750兆 전망
총조세 337兆… 전년보다 20兆↑
올 부담률 19.7, 내년엔 20%대
재정건전성 급속 악화 가능성

국민 세 부담이 늘면서 올해와 내년 조세부담률(국세와 지방세를 더한 총조세가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백분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예산(총지출)이 급팽창하면서 내년 국가채무도 사상 처음 700조 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2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국세수입은 약 257조 원, 지방세 수입은 약 80조 원가량 걷혀 총조세(국세+지방세)는 337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 대비 20조 원 가까이 늘어나는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이에 따라 올해 총조세를 국내총생산으로 나눈 비율인 조세부담률도 19.7%를 기록하면서 종전 최고치(2007년 19.6%)를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증세(增稅)효과가 나타나는 내년에는 조세부담률이 사상 처음으로 20%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내년에는 국가채무도 사상 최초로 7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 시절 내놓은 ‘2016∼2020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내년 국가채무는 722조5000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7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쏟아진 수많은 복지 정책을 고려하면 내년 국가채무는 75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뺀 것)는 2007년 6조8000억 원 흑자를 기록한 것을 마지막으로 2008년부터 계속 적자다. 국가채무가 늘고, 재정 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나라 살림살이 규모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내년 예산(총지출)을 올해 예산대비 7% 내외 늘어난 426조∼430조 원 안팎의 ‘초(超)슈퍼 예산’으로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문화일보 7월 26일 자 17면 참조)

문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내놓은 복지 공약과 정권 출범 이후 발표한 새로운 복지 정책 등을 고려하면 내년 예산이 430조 원을 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기재부는 내년 예산을 430조 원이 넘는 수준으로 급팽창시키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살과 뼈를 깎는 자세로’라는 표현을 써가며 추진하고 있는 지출 구조조정의 핵심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내년 예산에서 SOC 예산 감소율이 20%를 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문화일보 8월 11일 자 19면 참조)

정부 관계자는 “내년 예산은 총지출 증가율만을 봐서는 안 되고, 국가채무 비율,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 등 문재인 정부의 장기 재정 지표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