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마냥 떠들어선 안돼”
화성시·지역정치권 강력 반발

수원 군공항의 경기 화성시 이전 여부를 내년 지방선거에서 찬반 투표로 결정하는 방안을 놓고 지역 간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22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수원시청에서 열린 정책설명회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화성시 화옹지구 일대로 군 공항을 이전하는 안에 대한 주민 투표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화성시민도 있지만 찬성하는 시민도 있다”면서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화성시와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찬반 투표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성시와 지역 정치권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채인석 시장은 “55년간 매향리 미 공군사격장과 전투비행장 소음에 시달리면서도 국가안보를 위해 묵묵히 참아온 시민에게 할 말은 아니다”며 김 의원의 제안을 일축했다. 그는 “전투비행장의 현대화와 공군전력의 강화는 국가안보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지역 정치인이 선거운동마냥 떠들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용 더불어민주당 화성갑 지역위원장과 홍성규 화성민주포럼 대표도 김 의원의 ‘수원 군공항 주민투표’ 발언을 비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군공항 이전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민투표를 하려면 이전 후보지가 확정돼야 하는데 이를 결정하는 위원회 위원으로 화성시장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수원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