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분향하는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DJ 8주기 추도사 의미

“한반도 문제해결 주인은 우리
김대중의 길따라 南北만날 것”

전문가 “北변화된 상황 맞는
냉철한 인식 전제돼야” 지적

“적폐청산” vs “중도주의 정신”
민주 - 국민의당 신경전 벌여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 햇볕정책 계승과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 행사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이어 김 전 대통령 추도식에도 처음으로 참석하면서 이른바 ‘민주정부 3기’ 계승자라는 의미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도사를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인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원칙을 지켜 나갈 것” “한반도 역사에 새겨진 김대중의 길을 따라 남북이 다시 만나고 희망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송금 특검을 결정했던 노 전 대통령보다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의 변화된 상황에 맞는 냉철한 인식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6년 이후 다섯 차례 핵실험을 감행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는 등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 하고 있기 때문에 김 전 대통령 식의 햇볕정책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핵에 대한 제재와 대화는 선후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하는 등 대화를 통한 접근법에 치우쳐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과 대화 채널을 가지고 있었던 김대중 정부와 달리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의 물밑 접촉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을 평가하면서 남북관계는 ‘낙제점’이라고 주장하는 등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민통합, 적폐청산,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 등의 과제도 민주정부의 자부심, 책임감으로 온 힘을 다해 해결할 것”이라고 말해 대북정책뿐 아니라 복지정책 등에서도 김대중·노무현 정부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잘된 정책은 적극적으로 살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마지막”이라고 말했던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은 이날 임기 중 김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을 마지막이라고 못 박지 않았다.

한편 이날 추도식에는 여야 5당 지도부와 동교동계 원로 등 정치권 인사들이 총집결했다. 추도식에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여야 5당 대표가 모두 참석했다. 특히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 이언주·정동영·천정배 의원 등 차기 당권 주자와 박지원 전 대표,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도 참석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 회의에서 “김 전 대통령의 숭고한 의지를 계승해 국민 명령인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 등을 문재인 정부와 헌신적으로 이루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중도주의 정신을 강조해 대비를 이뤘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중도개혁주의 가치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 발전시켰고 생산적 복지란 개념을 도입해 성장과 복지를 연계 추진하는 등 낡은 이념에서 벗어나 시대에 맞는 최적의 해법을 찾았다”고 평가했다.

김병채·이근평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