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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정책

‘核무장’ 찬성여론이 반대 압도
대선 文지지층도 56.1% 찬성

‘선제공격’ 반대가 찬성의 2배
보수층서도 55.2%가 부정적

‘베를린 구상 효과’ 여론 갈려
긍정적 48.8% - 부정적 46.3%

16일 문화일보가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8월 17일)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최근 북한 핵 및 미사일 위협, 그로 인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위기감이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제안을 담은 ‘베를린 구상’의 효과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북한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맞서기 위한 한국의 핵 무장에 대한 찬성 응답이 62.8%에 달했다.

반면에 북한의 공격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한국과 미국이 선제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응답이 64.8%였다.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도 핵 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매우 찬성한다’ 25.1%, ‘찬성하는 편이다’ 37.7%, ‘반대하는 편이다’ 22.1%, ‘매우 반대한다’ 12.7%의 응답 분포를 보였다.

19∼29세(찬성 46.0% 대 반대 51.7%)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핵 무장 찬성 응답이 반대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60세 이상(81.3% 대 13.4%), 50대(71.6% 대 27.6%)에서 핵 무장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40대는 55.3% 대 42.9%, 30대는 52.2% 대 46.7%의 분포로 찬성 여론이 우세했다.

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문 대통령을 찍은 사람(56.1% 대 42.1%), 더불어민주당 지지자(58.0% 대 39.6%), 이념적 진보층(53.0% 대 45.2%)에서도 핵 무장 찬성 응답이 반대 응답보다 높았다.

역대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유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최근 북한의 위협 및 한반도 상황에 대한 국민의 위기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반영하듯 ‘베를린 구상’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는 낙관과 비관이 팽팽했다.

응답자의 48.8%가 ‘효과가 있을 것’(매우 효과가 있을 것 10.0%, 다소 효과가 있을 것 38.8%)이라고 답한 반면, ‘효과가 없을 것’(별로 효과가 없을 것 35.8%, 전혀 효과가 없을 것 10.5%)이라는 응답도 46.3%에 달했다.

베를린 구상은 문 대통령이 지난달 6일 독일 베를린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북 압박과 대화를 병행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이뤄내겠다고 밝힌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다.

낙관론과 비관론이 오차범위(±3.1%포인트) 내에서 맞서는 것은 대화를 통한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해 회의론이 만연해 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낙관적 전망은 대전·세종·충청(57.4%), 경기·인천(55.2%), 광주·전라(54.3%)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강원·제주(37.8%), 대구·경북(39.1%), 부산·울산·경남(43%) 등에서는 낮았다. 연령별로 30대(57.9%)와 40대(56.6%)에서 낙관적 전망이 높게 나타난 반면에 60세 이상(41.3%)과 50대(45.5%), 19∼29세(44.4%)에서는 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공격을 예방하기 위해 한·미가 선제적으로 북한 핵·미사일 시설을 공격하는 데 대해서는 반대 응답(64.8%)이 찬성 응답(30.7%)의 배가 넘었다.

19∼29세(찬성 38.3% 대 반대 59.8%), 30대(28.6% 대 71.4%), 40대(23.6% 대 74.4%), 50대(32.3% 대 63.4%), 60세 이상(31.1% 대 56.8%) 등 세대별로 큰 차이가 없는 응답 분포를 보였다.

이념성향별로는 보수층에서도 찬성(40.3%)보다 반대(55.2%) 응답이 더 많았다. 화이트칼라(74.4%)와 가정주부(64.7%) 등에서 다른 직업군에 비해 선제공격을 반대하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