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낙조 무렵 한강을 배경으로 서 있는 롯데월드 타워의 외부 모습. 롯데월드 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굽어보는 한강의 일몰은 가히 최고다.

입장객 60만명 넘은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

지난 4월 3일 문을 연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가 지난 13일로 입장객 65만6000명을 넘어섰다. 개장 한 달여 만에 15만 명 입장기록을 세운 데 이어, 네 달 만에 65만 명 입장객 돌파 기록을 세운 것이다. 도심 전망대는 더위가 물러가고 대기가 청명해지는 가을이 최적의 시기다. 이제 곧 서울스카이가 맞는 첫 번째 가을이다. 가을시즌을 앞두고 어떻게 서울스카이를 즐겨야 할지 살펴봤다.

◇서울스카이 언제 가면 좋을까 = 서울스카이의 전망은 매일매일 다르다. 같은 경관이라도 계절과 날씨, 그리고 시간에 따라 매일 느낌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가장 경관이 좋은 시간은 날씨에 따라 크게 좌우되지만, 가장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때라면 단연 오전 시간대다. 오전 시간에 서울스카이를 찾으면 입장객이 적어 한결 여유 있고, 쾌적하게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사진 찍기에도 오후보다 오전이 낫다.

한강의 곡선미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한강 뷰 쪽에는 북한산과 관악산 사이로 남산타워, 종합운동장 등이 펼쳐진다. 한강 반대편으로는 남한산성과 올림픽공원 등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해발 고도가 워낙 높으니 발아래 쪽 풍경은 마치 지도처럼 느껴질 정도다.

낮 시간대의 전망대 관람 조건은 긴 가시거리다. 화창한 날이라면 서울스카이에서의 가시거리가 최대 40㎞까지 나온다. 이 정도면 인천 송도와 서해까지 뚜렷하게 보인다.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가시거리 관측자료는 지상을 기준으로 한 것. 500m 높이의 전망대에서는 지상보다 가시거리가 훨씬 더 길다. 날씨와 가시거리는 서울스카이 입구에 매일 게시하고 있다.

서울스카이에 대한 오해 중의 하나가 비다. 비가 내리는 날 전망대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국내 최고층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비 오는 서울의 전망은 뜻밖에도 훌륭하다. 비 오는 날, 구름이 발아래로 지나가거나 손에 닿을 듯 떠 있는 것쯤은 흔한 풍경이다. 소나기가 반짝 지나가거나 비가 그친 직후라면 구름과 해가 만들어내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이미지 크게보기 위쪽부터 서울스카이 123층 스카이라운지에서 본 야경, 바닥이 유리로 마감된 스카이덱의 한강 쪽 조망, 초고속 엘리베이터 ‘스카이셔틀’의 출발지점이자 다양한 영상물이 상영되는 지하 2층 전시 존.

◇미디어와 유리 바닥으로 더 흥미롭게 = 서울의 전경을 더욱 의미 있게 즐길 수 있는 포인트로 ‘미디어 스탠드’와 ‘미디어 테이블’을 추천한다. 미디어 스탠드는 12인치 고화질 태블릿으로 117층과 118층에 층마다 4개씩 설치됐다. 자이로 센서가 장착돼 있는 태블릿을 잡고 회전하면 창밖의 풍경이 태블릿 안의 화면으로 펼쳐지는데, 화면 속에는 서울의 과거와 현재, 사계절 변화 등의 다양한 모습이 생동감 넘치게 등장한다. 실시간으로 태블릿 카메라 렌즈를 창밖에 대면 태블릿 화면에는 입력해둔 똑같은 각도의 과거 화면이 등장하는 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대낮에 야경 모드로 전환해 볼 수도 있고, 봄 모드로 전환해 벚꽃이 흩날리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세밀하게 각도와 범위를 맞춰 놓아 앵글을 움직일 때마다 경관이 변하는 모습이 감쪽같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본어도 지원한다.

미디어 테이블은 55인치에 달하는 대형 터치스크린으로 여러 명이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형태다. 이쯤에서 퀴즈 하나. 그렇다면 미디어 스탠드와 미디어 테이블을 통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우리 집’이다.

서울스카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118층에 위치한 스카이덱. 전망대에 유리 바닥을 설치해 발밑을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방망이질 치게 하는 공간이다. 발아래로 움직이는 점만 한 크기의 자동차와 버스가 아찔한 느낌을 더하고 촘촘하게 솟은 건물들은 마치 미니어처 세계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서울스카이, 가장 낭만적인 시간 = 서울스카이가 가장 붐비는 시간대는 일몰 무렵인 오후 7시 전후.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아름다운 일몰 광경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로맨틱한 느낌으로 가득하다.

서울스카이 가운데서도 120층(해발 486m)에 자리 잡고 있는 스카이 테라스는 서울스카이에서 유일한 옥외 테라스 공간으로 서울의 상쾌한 바람을 느끼며 일몰을 감상하기엔 더할 나위 없다. 일몰 후 어둠이 내린 뒤에 펼쳐지는 야경 역시 황홀하다. 네온사인 불빛으로 가득한 서울의 야경은 한강의 화려한 곡선미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서울스카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경 데이트 공간이라면 해발 500m 최고 높이에 자리 잡고 있는 ‘123 라운지’가 첫손으로 꼽힌다. 라운지에 앉아 맥주, 와인 등을 즐기며 대한민국 최고층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야경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123 라운지’에서 오후 4시와 오후 7시 두 차례 펼쳐지는 색소폰 공연 ‘뮤직 인 더 스카이’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한결 더 진하게 해준다. 매일 오후 8시 30분에 117층에서 펼쳐지는 퍼포먼스 ‘러브 세레나데’ 역시 롯데월드가 28년 테마파크 노하우를 쏟아부었다고 자부하는 충실한 공연이다.

글·사진 =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