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멀어지는 ‘서울 내집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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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파트 평균 6억2448만원
6억이하 실수요자 혜택 제외
LTV·DTI도 40%씩만 적용
무주택 짧은 3040 청약도 불리

경기 구리시에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박 모(42) 씨는 최근 8·2부동산 대책 이후 퇴근길마다 들르던 부동산 중개소에 발길을 끊었다. 오는 10월 전세계약 만기를 앞두고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내 집(아파트 전용면적 79㎡) 마련을 계획했지만, 이번 대책으로 수포가 됐기 때문이다.

박 씨는 “서민들 사는 동네인데도 집값이 6억 원이 넘어 대출 가능 금액이 크게 줄었다”면서 “또 몇 년을 더 모아야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정부의 8·2대책으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서울 평균 집값이 6억 원을 넘어섰지만, 서민·실수요자 대상에서 제외되며 대출 가능 금액이 급감해 서울 아파트 구입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매매 수요가 임대 시장에 머물면서 재건축 발 공급 감소와 맞물려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서울 투기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완화 혜택(50%)을 받는 서민·실수요자 기준(3가지) 중 부부합산 연 소득을 6000만 원(생애 최초 구입자는 7000만 원)에서 7000만 원(〃 8000만 원)으로 높였다. 하지만 서민·실수요자 요건 중 주택가격 기준(6억 원 이하)은 바꾸지 않았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6억2448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서울에서 집을 살 때 대부분이 서민·실수요자 혜택을 받지 못해 대출받을 수 있는 돈은 그만큼 줄어든다. 6억2000만 원의 아파트를 사려던 박 씨가 최대로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은 애초(LTV 70%) 4억3500만 원에서 6·19대책 이후(60%) 3억7200만 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8·2대책(40%)으로 2억4800만 원까지 감소했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도 쉽지 않다.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청약통장은 1순위라도 서울에 1년 이상 거주하지 않으면 순위가 밀려나기 때문이다. 또 전용면적 85㎡ 이하의 경우 100% 청약 가점제가 시행돼 무주택 기간이 길지 않은 30~40대 직장인의 ‘서울입성’ 기회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부동산업계에서는 8·2대책으로 서울 전셋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서울 아파트를 매매하려는 수요 상당수가 전세에 머무는 반면, 재건축·재개발로 공급은 줄어들면서 전셋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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