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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 ‘복수시안’ 발표 배경

文대통령 공약 전면시행 기류서
정부내서도 반대… 신중론 변화

영어·한국사·제2외국어 확정
통합교과 포함 現 중3부터 적용

고교학점제 내년 시범 실시와
2022년 전면시행 연말에 확정

‘김상곤 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 시안이 공개됐다. 두 개 방안이 동시에 공개돼 이 중 최종안을 이달 말 선택하겠다는 게 교육부 방침이지만, ‘수능 절대평가 확대’라는 골자는 일관되게 적용되는 ‘핵심 항목’이다. 최소 4과목 절대평가 전환은 확정된 셈이다. 교육부가 10일 공개한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은 2가지 안이 함께 공개됐다. 가장 핵심인 절대평가 적용 과목을 4과목에 우선 적용하는 ‘단계적 확대안’과 7과목 전 과목에 적용하는 ‘전면 적용안’이 담겼다. 이 같은 정부 발표는 어느 한 방안을 쉽게 결정할 경우 예상되는 사회적 반발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일단 교육계가 받아들일 충격을 완화해 보자는 취지의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달라진 기류=수능 절대평가 확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인 교육 공약이었던 탓에, 새 정부 출범 즈음에는 절대평가 전면 도입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3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절대평가를 급히 확대하면 학생·학부모와 대학이 수용하고 승복하기 어려울 것이고 교육현장에서 혼란과 불신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상당수 국무위원도 절대평가 도입 신중론을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 역시 “이 총리의 발언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계와 학부모·학생의 반발과 정치권의 기류 등을 감안해 ‘전면 도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에는 충격이 너무 클 것이라는 판단을 교육부가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단계별 전환과 전면 전환의 장단점=수능 절대평가 확대라는 정책 자체는 변할 수 없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철학인 만큼, 교육부가 결국은 사회적 반발을 감안한 1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교육계의 지배적인 예상이다. 정부가 내놓은 1안(일부 과목 도입)은 수능체제 변화를 최소화해 대입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능 변별력이 어느 정도 유지되면서 학생들에게 재도전 기회를 줄 수 있으며 학생 진로 지도도 쉽고, 대학들도 학생 선발에 있어 변별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효과가 있다. 반면 ‘암기식 문제풀이’라는 현행 교육제도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상대평가 과목으로의 쏠림 현상으로 다양한 수업 진행에 한계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계속되는 대입전형 개편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안인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의 경우, 수능 부담을 덜어줘 학생들이 희망·진로별 학습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으로 교육부는 예상했다. 수능 영향력이 줄어 학생 참여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가 활성화될 수 있고, 상대평가 과목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쏠림 현상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수능 변별력이 떨어져 학생부 평가가 부진하거나 재수생이나 검정고시를 보는 학생들의 재도전 기회가 박탈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 학생부 전형 확대로 인한 내신 부담과 학생부 자체의 공정성 문제가 심각해질 수도 있다. 학생부 및 내신 경쟁 과열로 오히려 사교육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고교학점제는 2022년부터=고교 학점제는 대학처럼 학생들이 교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해 강의실을 옮겨 다니면서 수업을 듣는 방식으로 학점과 졸업을 연계하는 제도다. 대선공약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교원 확충과 고교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역시 찬반 논란이 뜨거운 사안이다. 학생에게 충분한 수업 선택권을 주기 위해서는 개설 과목이 다양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교원 확충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에게 수업 선택권을 주더라도 결국 대학입시에 영향을 주는 국·영·수 중심으로 학생들이 몰릴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수능 절대평가 전면 도입 등의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되는 이유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