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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이 가로막는 신재생에너지

정부, 原電대안 제시했지만
지자체 작년부터 규제 강화

“주민들 불편”부정적 인식에
전력원 보관 인프라도 부족

“사업 방향도 못 정하는 실정
정부, 대책없이 탈원전 외쳐”

“국내 규제에 맞춰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려면 산꼭대기에 지어야 할 판이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이들 전력원의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혁 정책은 실종 상태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탈원전 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신재생에너지 업계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거미줄 규제’ 등 ‘삼중고’에 시달리는 등 ‘정책적인 모순’을 방치하고 있다는 얘기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목표대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풍력과 태양광 설비를 적극 확충토록 해야 한다. 이들 비중이 현저하게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중 폐기물과 바이오 비중은 각각 60.6%와 15%에 달하지만 태양광과 풍력은 10.7%와 3.6%에 불과하다. 이는 그동안 태양광 등 반영구적인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발목을 잡은 것은 규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재생 에너지의 한 축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지만 업체들은 규제에 갇혀 섣불리 투자를 단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후죽순으로 규제를 강화하면서 ‘거미줄 규제’라는 불만마저 나온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전기사업법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 발전사업 허가를 받으려면 전기위원회의 심의 이전에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실시해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 69곳 중 22곳은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신재생에너지 조례를 개정해 인허가와 입지 규제를 강화했다.

이뿐만 아니다. 태양광 발전소는 핵심인 입지와 전력 계통 연계 등을 둘러싸고 각종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자체 조례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소 건설 시 도로와 민가 등으로부터 100~1000m에 달하는 이격거리를 지켜야 하는 규정이 있다. 관련 업계는 해당 규정에 적합한 입지를 찾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편이다.

어렵게 땅 문제를 해결해도 전력 계통 연계 등 인프라 문제가 남는다. 신재생에너지 업체들은 한국전력과 계통을 연계한 후 전기를 도매로 넘긴다. 그러나 국내 여건상 신재생 전력원을 받아들이는 변전소 용량이 골고루 분포돼 있지 않아 전력원 보관이 까다롭다는 난제가 있다.

풍력에 대한 규제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풍력발전소는 주민 거주지역으로부터 1㎞ 이상 떨어져야 하고 설비용량에 제한을 받는다. 발전 사업 허가를 받으려면 주민동의서도 받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현실은 주민 민원과 지자체, 환경청, 산림청 등 각종 규제로 사업 방향성도 결정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새 정부가 대책도 세우지 않은 채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재생에너지를 제대로 키우려면 정부가 나서서 인식 전환작업과 규제 완화 등 장기간 정교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