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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출신 스승 덕분에 과학·음악전공 가능했죠”

“학교 졸업 후 7년 만에 뵀는데, 선생님의 비브라토에 담겨있는 따뜻함이 여전해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평창 대관령 음악제에 참여한 첼리스트 고봉인은 스승 로렌스 레서의 연주를 지난달 27일 감상한 후 “흉내 내기 어려운 여유로움과 푸근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 합격한 미국 하버드대에서 생물학을 공부하던 시절,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과의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레서에게 첼로를 사사했다. 현재 첼리스트인 동시에 카이스트 전문연구원으로도 재직 중인 고봉인은 미국 하버드대 수학과 출신인 레서와 닮은 면이 많은 제자다. 그는 “유학할 곳을 고를 때 하버드대는 음악 전문대학원이 없어서 망설였는데 레서 선생님께서 교류 프로그램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알려주셔서 과학과 음악 두 가지 다 놓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레서 선생님은 예술가일 뿐만 아니라 인생 선배이기도 하다”며 감사함을 표현했다.

“기교와 화려한 연주보다 진지한 음악 알게해준 분”

“지난달 29일 레서 선생님 마스터클래스가 있다고 해서 서울에서 5시간 걸려 평창에 갔다가 당일 올라왔고, 2일에도 공연이 있다고 해서 다시 가보려고 해요. 왜 그렇게까지 하냐고요? 평생의 스승이기 때문이죠.”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을 다닌 문태국은 레서에게 가장 최근에 배운 한국 제자 중 한 명이자, 클래식계에서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앙상블 ‘디토’의 멤버이기도 하다. 그는 “선생님을 처음 뵀을 때는 큰 키와 하버드 출신이라는 것에 압도됐는데, 알게 모르게 품어주시는 할아버지 같은 분이란 걸 알게 됐다”며 웃었다. 이어 “선생님을 만나면서 화려한 기교가 있는 연주보다 진지하고 깊은 연주가 지닌 맛을 알게 됐다”며 “선생님이 전설적인 첼리스트 그레고르 퍄티고르스키에게 배웠던 만큼 두 분의 유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귀한 수업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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