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 中 대립 속 성명 발표

국가인권위원회가 27일 직접 중국 정부를 지목하며 탈북자 강제 북송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이 탈북자 북송을 중단하라는 유엔의 요청을 거절하고 미국이 이를 비판하는 등 탈북자 북송 문제가 국제적 문제로 첨예하게 떠오른 상황에서 이번 인권위 결정에 대해 정당하게 용기 있는 목소리를 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인권위는 이날 이성호 위원장 명의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가 유엔의 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을 준수해 북한 이탈 주민에 대한 강제 북송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최근 중국 공안에 체포된 뒤 북송 중이던 탈북자 일가족 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이번 성명을 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특히 “중국 정부는 북한 이탈 주민을 국제협약에 따른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 정부는 탈북자들에 대해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범법자’로 규정하며 난민 인정을 거부하고 강제 북송을 계속해왔다.

인권위는 “(탈북자 강제 북송이) 심각한 인권침해 상황으로 반복적으로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중국 정부는 북한 이탈 주민이 강제 송환될 경우 당할 가혹한 인권침해의 실상을 묵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이어 한국 정부에도 “중국 내 탈북자 보호를 위해 외교적 노력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인권위는 앞서 2011년 중국 정부를 상대로 탈북자 강제 북송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2012년 중국에 억류된 북한 인권 운동가 김영한 씨 등에 대한 인권보호를 촉구하는 성명까지 포함해 이번까지 모두 4번째 중국 정부를 상대로 성명을 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