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 체제가 거센 개혁 요구 속에 25일 출범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려면 문 총장은 ‘정치(政治) 중립’을 인정받는 데 명(命)을 걸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치도 검찰을 활용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하지만 검찰 스스로 중립 의지를 확실히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모든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했음에도 ‘정치 검찰’ 지적은 여전하다.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과 문 총장부터 ‘청와대와 검찰의 건강한 긴장’ 얘기가 나올 정도의 ‘단절’을 자청해야 한다.

현재 검찰 내부적으로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립과 검찰·경찰의 수사권 조정 등 문 대통령 공약에 대한 걱정이 많다. 그런 외부 개혁 요구를 조금이나마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여야를 불문하고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것은 물론 검찰 내부의 비리를 도려내야 한다. 그래야 안정 속의 개혁으로 이끌 수 있다. 문 총장은 문 대통령이 복원한 ‘반부패 관계기관 협의회’에도 참석한다. 그 때문에 과거 정부 비리가 우선 척결 대상이 되는 등 ‘사정의 정치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으로 편향되거나 정권을 의식한 ‘코드 수사’ 의심을 받아서는 안 된다.

이른바 ‘촛불 세력’이 설치면서 공권력이 무력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일부 단체는 ‘촛불 청구서’를 공공연히 내놓고 있다. 문 정부가 1년 동안만 시간을 달라고 요구할 정도다.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해 양심수 운운하며 특별사면도 내걸고 있다. 경북 성주에서는 반미 단체 회원과 일부 주민이 도로를 점거하는 등 ‘해방구’를 방불케 하는 불법도 공공연하다. 검찰은 ‘새 정부 탄생 주역’이라며 법질서를 무시하는 단체에 대해선 신속히, 더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검찰이 이런 식으로 법치(法治) 확립에 단호하다는 진정성을 보여야 국민의 검찰로서 신뢰를 다소라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