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콤비’ 구본길·김정환
‘젊은피’ 김준호·오상욱 호흡
헝가리 45-22 완파 우승 쾌거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국제펜싱연맹(FIE)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구본길(28), 김정환(34·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23·국군체육부대), 오상욱(21·대전대)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25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전에서 헝가리를 45-22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따냈다. 개인전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그친 구본길은 단체전 금메달로 분풀이에 성공했다.

한국 펜싱이 세계선수권 사브르 단체전에서 정상에 오른 건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금메달은 2010년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원우영 이후 7년 만이고, 단체전 우승은 2005년 여자 플뢰레 대표팀 이후 12년 만이다.

금메달 사냥의 가장 큰 고비는 4강전이었다. 16강전에서 중국을 45-20, 8강전에서 루마니아를 45-32로 쉽게 이기고 4강전에 오른 대표팀은 미국과 경기서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대표팀은 45-44로 간신히 미국을 물리치고 결승전에 올랐다.

남자 사브르의 핵심 구본길과 김정환은 ‘10년 콤비’로 이번 대회 우승으로 주요 4대 국제대회 단체전을 모두 휩쓸며 ‘동반 그랜드슬램’을 작성했다. 2008년, 2005년 태극마크를 단 구본길과 김정환은 2012 런던올림픽, 2014 인천아시안게임, 2017 아시아선수권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수집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금메달을 얻지 못하던 둘은 호흡을 맞춘 지 10년째가 된 올해 정상에 오르게 됐다.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언드라시 서트마리(24)에게 설욕에 성공한 구본길은 “개인전에 못 이뤘던 금메달 꿈을 단체전에서 동료들과 함께 이뤄 더 큰 기쁨을 나눌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구본길과 함께 단체전 그랜드슬램을 세운 김정환은 “런던올림픽 멤버들과 올림픽을 뛰던 생각이 많이 났다. 오늘도 런던 때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모두 하나가 돼 각자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남현희(36·성남시청), 전희숙(33), 홍서인(29·이상 서울시청), 김미나(30·인천 중구청)가 출전한 여자 플뢰레 대표팀은 16강전에서 중국을 만나 38-45로 패배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대표팀은 순위 결정전에서도 성적을 내지 못해 11위로 대회를 마쳤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