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바른정당과 한국의 보수가 나아갈 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을 ‘혁신 의지가 없는 보수의 적’이라고 규정한 뒤 바른정당은 헌법적 가치 수호, 공동체를 위한 헌신과 책임 등 보수 본연의 책무에 충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보수 아이콘’ 박정희 功過공존

― 한국의 보수층은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로는 어떤 지도자도 자신들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게 우리 보수의 비극이고 대한민국의 비극입니다. 전쟁이 나면 가장 먼저 전장으로 달려나가는 영국 귀족들의 사례처럼 원래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고 책임지는 게 보수의 가치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자신의 것을 지키는 탐욕이 보수의 가치인 것처럼 왜곡돼 있어요. 특히 보수 정당이 병역 비리, 탈세 등 비리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것은 굴곡진 현대사가 빚어낸 비극이에요. 박 전 대통령이 보수의 아이콘이 된 이유 중 하나가 보릿고개를 넘게 해준 것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보수의 가치가 내 배부르게 하는 탐욕이 돼선 안 됩니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늘날 경제 번영의 토대를 쌓았지만 독재를 하는 등 공과가 공존하는 분으로 비판적 계승이 필요합니다.”

― 보수의 새로운 리더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나요.

“헌법적 가치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과감하게 자기 생명까지 내어놓을 수 있는 사람, 그걸 몸으로 행동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마음으로, 머리로는 인식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존경하는 풍토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너무 기가 막힌 게 태극기 들고 대한문 앞에 나가 외치는 소리를 들으면 기겁하겠어요. 그런 보수가 이 땅의 주류가 되는 것은 못 참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