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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합참의장에 親마크롱 인사

에마뉘엘 마크롱(사진) 프랑스 대통령의 국방예산 삭감에 반발한 프랑스 군 최고 책임자 피에르 드빌리에 합참의장이 결국 사임 의사를 밝혔다. 합참의장의 항의에도 “내가 당신 상관”이라며 강경하게 나왔던 마크롱 대통령은 즉시 친정부 성향의 새 인물을 합참의장 자리에 앉혔다. 집권 초기의 마크롱 대통령은 ‘불도저식’ 긴축재정을 연일 밀어붙이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9일 드빌리에 합참의장은 “더는 프랑스 국민과 프랑스를 보호하기 위한 군사 형태가 지속되도록 하는 자리에 나 자신이 부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사임 의사를 발표했다. 프랑스에서 합참의장이 사임한 것은 제5공화국 출범 이후 처음이다.

드빌리에 합참의장은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이번 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권고한 재정적자 상한선인 국내총생산(GDP)의 3% 규모를 지키기 위해, 국방예산 8억5000만 유로(1조1000억 원 상당)를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군 수뇌부는 곧장 대테러전 수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항의했고, 드빌리에 합참의장은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내가 당신 상관”이라며 “합참의장이 대통령과 의견이 충돌하는 문제가 있다면 합참의장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면서 경질을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집권 이전부터 ‘재정건전성 강화’라는 정책 방향을 내걸어왔다. 긴축재정을 통해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군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는 게 마크롱 대통령의 입장이다. 프랑스 정부는 ‘친마크롱’ 인사인 프랑수아 르코잉트르로 즉시 합참의장을 교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EU 군사 훈련 작전을 주도한 바 있는 르코잉트르에 대해 “그는 군 내에서 영웅으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르코잉트르는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동안 사라예보에서 복무했으며,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EU 군사 훈련 작전을 이끈 바 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