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때 ‘봉하마을 문건 유출’
朴정부땐 ‘남북대화록 실종’
정치권서 공방만 하다 끝나

역대 정부마다 치열하게 전개됐던 ‘사초 논쟁’이 문재인 정부에서도 불붙으면서 그 결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여권이 봉하마을 대통령기록물 유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등을 놓고 대대적 공세를 벌였지만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청와대는 18일 전날부터 이틀간 전개한 정무수석실 ‘캐비닛’에서 발견된 문건 전수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청와대는 앞서 17일 정무수석실 소관 사무실 캐비닛에서 전 정부 문서 1361건을 발견해 이 중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를 담은 254건의 문건을 공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통화에서 “남은 900여 건의 문서 분석 결과와 추가 발견된 문건의 내용을 종합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박근혜 정부가 이른바 ‘비선 실세’ 문건이 유출된 뒤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검색대를 통과하면 경고음이 울리는 ‘특수용지’를 써온 사실도 공개했다.

문재인 정부의 이 같은 ‘사초’ 공세는 과거 정부 교체 과정에서도 반복돼 온 일이다. 2008년 3월 이명박 정부 청와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대통령 기록물을 복사해 봉하마을 사저로 가져간 사실을 파악하고 기록물 반환을 요청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회고록 정리 목적이라고 해명했지만, 당시 청와대가 대통령 기록물 유출을 불법 행위로 간주하면서 공방이 벌어졌다.

10·4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논란은 기나긴 싸움을 불러일으켰다.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은 2012년 말 대선을 앞두고 불거졌다. 2013년 6월 남재준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과 발췌본을 전면 공개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여야가 국가기록원을 방문해 대화록을 찾았지만, 원본이 보관돼 있지 않아 ‘대화록 실종 사건’이란 말이 나왔다.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논란은 여야 모두 소득 없이 진실공방만 거듭하는 모양새다.

한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5년마다 반복되고 있는 정치보복 쇼(show)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나 보다”라고 썼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치적 의도는 담겨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