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밝혀

“사회적 역할 강화 필요한 시점
수익성 해치지 않는 범위서 투자”

“손실나면 세금으로 메워야
국민 자금‘쌈짓돈’사용안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국민연금기금에 대해 공공부문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기금의 공공투자는 복지 확대의 재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수익률 악화 가능성으로 인한 연금재정 손실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박 후보자는 17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자료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종필·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공투자 정책에 국민연금이 투입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국민연금의 공공부문 투자는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라고 밝혀 공공투자 확대 방침을 밝혔다.

박 후보자는 “국민연금기금은 공적 연기금으로서 이제 공공적, 사회적 역할 강화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금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기금운용위원회(국민연금 정책 최고의결기구) 협의를 거쳐 투자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은 공공임대주택, 국공립 보육시설,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투자 등 공공부문 투자에 대해 국민연금기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검토해 달라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아 장기적으로 연금기금 고갈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연금의 수익률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공공부문 투자 확대에 나섰던 해외기금이 실패했고, 국내에서도 과거 실패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연금복지사업단이 1998년 연금의 약 7%를 복지시설에 투자했다가 부동산 시장 붕괴로 큰 손실을 본 뒤 현재는 공공복지 투자를 접은 상태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 실시했던 국민연금 복지사업이 실적 저조는 물론, 손실까지 보면서 관련 법안을 폐지한 바 있다. 공공부문 투자의 경우 특성상 수익률을 내기가 어려운 데다, 노인요양시설 같은 경우 이미 포화 상태여서 투자 수익을 내기가 사실상 힘든 구조다. 결국 공공부문에 투자했다가 손실이 날 경우 그 부족분은 국민 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 국민의 ‘저축성 보험’을 정부가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느냐는 문제도 있다.

이에 대해 박능후 후보자측은 설명자료를 통해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일반 원칙은 수익성·안정성 및 공공성으로, 국민연금 공공투자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서면 답변자료에 제출한 내용은 국민연금이 직접 투자하는 방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공공부문 투자는 정부가 국공채를 발행할 경우 이를 매입하는 형태로 기존의 금융투자방식과 동일하다”며 “절차에 있어서도 기금 운용의 일반 원칙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기금운용위원회 협의를 거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해명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