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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만에 290㎜ 물폭탄…1995년 293㎜ 이어 사상 2번째
‘재해 무풍지대’ 믿었다 화들짝…도심 곳곳 물바다 아우성

16일 오전 7시 10분부터 1시간 동안 청주에는 90㎜의 폭우가 쏟아졌다.

마치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물 폭탄이 투척했다. 이날 반나절동안 청주에 내린 강수량은 290.1㎜다.

이날 청주의 강수량은 1995년 8월 25일 293㎜에 이어 기상 관측 사상 두 번째다. 최근 10여 년 동안 비가 가장 많이 내린 것은 2008년 7월 19일의 198㎜에 불과했다.

오후에 비가 더 내린다면 이날 강수량이 역대 최고 기록도 깨게 된다.

해마다 전국적으로 장마와 태풍 등이 강타해도 청주를 비껴가는 경우가 많아 자연재해 ‘무풍지대’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22년 만에 닥친 폭우는 청주를 덮쳐 도심 전체를 물바다로 만들었다.

이날 오전 10시 50분을 기해 금강 홍수통제소가 청주 무심천과 연결되는 미호천 석화지점에 홍수경보를 내려 범람에 대한 우려가 컸다.

청주 시내를 관통하는 무심천 청남교 수위 역시 오전 한때 위험 수위(4.3m)를 넘는 4.4m를 기록해 범람 위기를 맞았다. 청주시는 일부 저지대 주민에게 대피명령을 내리는 등 긴장감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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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상당구 용암동 아파트 단지 앞 소하천은 물이 넘쳐 도로로 역류했고, 청주 시내에서 가장 저수지인 명암저수지도 제방 바로 밑까지 물이 차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청주 시내 곳곳이 속수무책으로 침수 피해를 당했다.

명암유원지를 배경으로 독특하게 디자인돼 청주의 명물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명암타워의 1층은 유원지 물이 넘치면서 무릎까지 차오를 정도로 침수됐다.

가경 터미널 지하차도와 용암 지하차도, 서청주 사거리와 공단 오거리, 강내면 진흥아파트 사거리, 분평동 하이마트 사거리, 솔밭공원 사거리 등 도심의 주요 도로가 물에 잠겨 차량통행이 제한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승용차가 물에 잠기고 가재도구가 물에 떠다니는 모습도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됐다.

복대동 등 일부 지역에서는 119구조대가 고무보트를 타고 피해 지역을 순찰, 도심이 마치 호수로 변한 듯했다.

가경천 일부가 유실되면서 상수도관이 파손돼 이 일대가 수돗물 공급이 끊겨 주민들이 또 다른 물난리를 겪었다.

오전 9시 30분께 청주 흥덕구 복대동·오송읍·옥산면 일대에 정전이 발생했고 서원구 사직동 등 시내 곳곳에 일시적인 정전이 발생했다.

학교 등 공공기관의 피해도 이어졌다. 청주 운호고는 어른 허리 높이 만큼 물이 잠기면서 본관 1층 건물이 침수돼 출입이 금지됐다.

청주 중앙여고는 급식소와 인접한 전파관리소 옹벽 붕괴로 급식소가 일부 파손됐으며, 상당량의 빗물도 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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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천 등 하천 주변의 농경지들은 물에 완전히 잠겼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청주지역 농경지의 피해 지역만 해도 3천300㏊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흥덕구 무심천변의 한 비닐하우스는 지붕 일부만 남기고 모두 물에 잠겼다.

이날 청주시는 전 직원을 동원해 비상근무를 했지만, 아직 피해조차 집계하지 못할 정도로 폭우가 남긴 상처는 깊엇다.

시민 이모(55)씨는 “평생 청주에서 살면서 홍수라는 말은 남의 지역에서나 일어나는 일로 여길만큼 비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리고, 무심천이 범람 위기에 놓인 건 처음”이라고 혀를 찼다.

그는 “도로 곳곳이 물에 잠겨 도심도 제대로 통행할 수 없었다”며 “무심천의 물이 넘칠 것 같아 걱정이 컸는데 비가 그쳐 다행”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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