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중앙선 넘은 버스, 승용차 충돌 10일 경기 여주시 강천면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강천터널 인근에서 버스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승용차와 충돌해 119 구조대원 등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가 숨지고 동승자가 크게 다쳤다. 연합뉴스

- 경부고속도 7중추돌사고 대책

교통법 시행령 18일부터 적용
처벌 규정만으론 실효성 없어
차로이탈경고장치 장착 의무화
졸음운전방지위해 기술적 보완

국토부, 운수사업장 전면조사

정부가 지난 9일 발생한 경부고속도로 대형버스 졸음운전 사고를 계기로 교통안전을 위한 여객운수 사업장의 전면 실태조사에 착수한다. 특히 여객운수 사업장의 영세함을 이유로 노사 간 합의에 맡겨뒀던 버스운전자들에 대한 근로조건 문제를 비롯해 안전법규 위반에 대한 처벌조항 강화 및 졸음운전 방지를 위한 장치탑재 등 기술적 보완 등 전반적인 제도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11일 국토교통부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버스·화물 등 대형 사업용 차량의 ‘차로이탈 경고장치(LDWS)’ 장착을 의무화하고 디지털 운행기록 장치를 활용해 운수 종사자에게 보장된 최소 휴게시간을 준수하도록 하는 내용의 ‘교통안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18일부터 공포·시행될 이 시행령은 지난해 7월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에서 대형버스 운전사의 졸음운전으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를 계기로 개정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시행령이 공포를 며칠 앞둔 시점에서 또다시 버스 졸음운전 사고가 발생하자 부분적 제도개선만으로는 무고한 교통사고 피해를 막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전면적인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분적인 법·제도 개선만으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교통안전 확보가 어렵다는 인식에 따라 문제의 근원을 먼저 찾고자 대형버스를 운행하는 여객사업장을 대상으로 전면 실태조사에 착수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그간 이번에 사고를 일으킨 광역버스와 같이 지방자치단체 내에서 운행하는 사업장 다수가 영세한 수준이어서 소속 근로자의 근무(도로주행)시간 등을 노사자율에 맡겨뒀다. 지난 2월 근로시간 미준수 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조치를 내놨지만 이 같은 여건으로 인해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이번에 시행하는 강제 제동장치 장착 의무화처럼 졸음 방지를 위해 무인자율차량에 적용되는 기술을 대형버스에 추가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는 18명의 사상자를 낸 경부고속도로 7중 추돌사고 당시 사고 차들에서 확보한 블랙박스, 디지털 운행기록 등을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넘겨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은 약 2주 뒤 국과수 분석 결과가 나오면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밝혀진 버스 기사 김모(51)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서울지방경찰청도 버스업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은 버스업체가 운전기사에게 적절한 휴식시간을 주도록 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어겼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박정민·김성훈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