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세균(가운데) 국회의장과 4당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정례회동을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김동철,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정 의장, 자유한국당 정우택,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김동훈 기자 dhk@

지지율 믿고 독주하는 청와대
秋 날선발언, 당청 엇박자 키워
野3黨은 ‘대안없는 반대’계속

宋·趙 임명놓고 긴장감 최고조
11일 본회의 개최여부 불투명

문재인 정부가 여소야대 정국에서 협치를 강조하며 출범한 지 10일로 두 달이 됐지만, 정당정치가 실종하면서 협치가 설 자리를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지율 고공 행진을 달리는 청와대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견제하면서 한편으로는 야당을 견인해야 할 집권 여당은 무능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홍에 허덕이는 야당은 내각 인선과 추가경정예산안 등 모든 사안을 연계해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독주하는 청와대, 무능력한 여당, 무기력한 야당이 정면 충돌하면서 이날 오후 추경안 심사를 위해 소집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물론 11일 본회의 역시 파행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도 야당을 겨냥해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추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 특혜의혹 관련 국민의당의 제보 조작 파문에 대해 “국민의당 대선공작 게이트는 민주주의와 헌정을 유린한 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 역시 국민의당을 향해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국민의당은 여당 투톱의 이 같은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의원총회를 다시 소집했다. 국민의당은 이날도 ‘추 대표의 사퇴와 사과 없이는 어떠한 국정 협조도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6월 임시국회에 이어 7월 국회마저 아무런 성과도 없이 ‘빈손 국회’로 끝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전 국회의장과 여야 4당 원내대표 정례 회동과 여야 예결위 간사단 회동은 아무런 성과 없이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 원내대표들은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회동에서 ‘예결위 불참’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조대엽(고용노동부)·송영무(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경우 국회가 올스톱되는 파산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민주당에 권한을 실어주지 않는 게 현 사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추 대표는 당과 청와대 관계를 조율하기보다 독불장군식 모습을 보여주면서 당청 간 엇박자가 나고 있고, 야당은 거의 모든 사안에 반대하다 보니 무조건 반대하는 당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하·이은지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