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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숙 대한영양사협회장,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10∼18세)의 칼슘 섭취비율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영양 섭취 기준 대비 59%, 영양 섭취 기준 미만 섭취자 비율은 80% 이상이다. 먹거리가 풍부하여 영양 과잉이 오히려 걱정인 요즘, 청소년기 뼈 성장에 매우 중요한 칼슘 섭취가 부족한 사실은 크게 우려할 만하다.

청소년들의 체격은 커졌지만 칼슘, 철, 비타민 B군 등 필수영양소는 부족해 체력은 예전보다 더 떨어지고 있다. 특히, 칼슘 영양 불량 문제는 2016년 기준으로 51.1%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학교 우유 급식률도 어느 정도 일조한 것으로 지적된다. 미국이나 일본의 학교 우유 급식률은 90∼95%에 이르며, 특히 일본, 스웨덴, 핀란드 등에서는 학교 우유 급식을 의무화함으로써 청소년기 학생들의 칼슘 섭취량을 높이고 기초체력을 증진하는 데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칼슘은 인체의 성장과 구성에 필수적인 주요 영양소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칼슘 급원 식품은 우유, 멸치, 치즈, 깨 등 몇몇 식품으로 제한돼 있다. 우유 및 유제품을 제외한 견과, 곡류, 대두 등의 식품에 들어 있는 칼슘은 우유나 유제품과 비교해 생체이용률이 확연히 낮다. 또한, 우유를 제외한 대부분의 칼슘 급원 식품은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이 제한적이다. 결국, 칼슘 영양을 챙기기 위해서는 우유나 유제품 섭취가 가장 합리적이며 이상적인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유 및 유제품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에서 자국민에게 권고하는 기초식품군에 들어 있을 만큼, 균형 잡힌 건강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식품이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5년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서는 모든 연령층에 하루 1잔의 우유 섭취를 권하고 있으며, 영유아·청소년의 경우 성장기 특징을 반영해 하루 우유 2잔을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최근 연세암병원에서 열린 ‘의사들은 왜 우유를 권하나’ 포럼에서 가천대 길병원 소아정형외과 최은석 교수는 “소아청소년기 뼈 성장은 칼슘, 인의 무기질과 단백질, 비타민 D·K 등이 필수이며, 우유는 특히 칼슘과 비타민 D를 많이 함유하고 있고, 흡수율 또한 다른 식품에 비해 월등히 높아 청소년기 건강한 뼈 성장을 위해 반드시 섭취해야 할 식품”이라고 강조했다.

청소년의 칼슘 영양과 뼈 건강을 위해 우유 섭취를 확대하고자 할 때 최선의 방법은 학교 현장에서의 우유 급식을 확대하는 것이다. 학교 우유 급식의 시행 목적은 성장기 학생들에게 필요한 필수 영양소를 공급해 신체 발달과 건강을 유지·증진시키는 것이며, 특히 저소득층과 일부 차상위 계층 학생들에 대한 무상 지원으로 영양 불균형을 해소하고 복지를 증진하는 데 있다.

학교 우유 급식은 평생의 좋은 식습관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따라서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우유 기호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흰 우유 외에도 다양한 천연재료를 활용한 가공유(설탕과 인공색소가 첨가되지 않은 제품), 발효유, 치즈 등 다양한 유제품 제공을 고려해야 하고, 저학년용 저용량 제품 개발도 필요하다.

보도를 보면, 교육부에서 교육복지 정책의 하나로 모든 학교에서 우유 급식을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낮은 우유 급식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이런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성장기 학생들의 건강 유지·증진을 위해 바람직하다. 학교에서 우유 급식 관리에 어려움이 없도록 학교 급식과 별도로 발생하는 업무를 최소화하는 등 행정적인 절차 및 제도적인 뒷받침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