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의 性… 50대 이상 부부 43.9%가 ‘섹스리스’

육체적·정신적 조화 필요

국내에서 중·장년층 부부의 ‘섹스리스’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강동우 성의학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90명(기혼 784명, 미혼 306명)을 대상으로 성생활 실태를 조사한 결과, 50대 이상 부부 응답자의 43.9%가 섹스리스인 것으로 파악됐다.

강동우 박사는 “해외 논문에 발표된 세계의 섹스리스 부부 비율이 20%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그 비율이 매우 높아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2014년 기준으로 44.6%였다. 중·장년층이 성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는 갱년기 등에서 비롯된 성 기능 장애, 우울증 등이 우선 꼽힌다. 남성은 이 시기에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가파르게 감소해 발기력이 저하되는 등 성 기능이 떨어진다. 흡연, 음주, 당뇨병, 고혈압 등으로 혈관이 좁아져 약해지는 것도 한몫한다.

비뇨기과 전문가들은 약물 요법과 함께 운동을 하고, 건강한 생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홍선 대한비뇨기과의사회 회장은 “50대 이상 남성에게서 갱년기 증상과 발기 부전이 동반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무작정 발기부전약부터 복용하기보다 남성호르몬 검사와 전립선 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분석한 뒤 치료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주기적으로 성관계를 하는 것이 비뇨기과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좋다”고 덧붙였다. 손환철 보라매병원 진료부원장(비뇨기과)도 “비아그라와 같은 정력증진제를 계속 복용해도 큰 문제는 없지만, 발기 부전 증상이 가벼운 환자들의 경우 운동과 체중조절로 성 기능이 유의미하게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경우도 비슷하다. 폐경기 여성은 난소에서 더 이상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생성하지 못해 질 혈류 감소, 질 분비물 감소 등 여러 변화가 나타난다. 김동석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백수오나 석류 등보다 의사에게 처방받은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것이 더 효과가 있다”며 “일상적인 의사소통과 스킨십을 통해 각자의 성감대를 공유하는 것이 성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수민·김현아 기자 human8@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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