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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한목소리 비판
“정치적 지분 얻으려는 의도
지금은 기다려주는 게 도리”

민주노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최저시급 1만 원 인상,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의 ‘즉각 시행’을 요구하는 총파업(30일)을 예고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기·명분 모두 부적절한 파업”이라고 지적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2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정부가 들어선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하려는 총파업은 명분이 없다”며 “문 대통령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기다려주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윤동열 울산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총파업은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부터 준비했다”면서 “자신들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문 대통령에게 정치적 지분을 받겠다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총파업의 이면에는 다른 의도가 숨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헌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사무총장은 “민주노총은 총파업으로 눈길을 돌려 스스로 노동귀족이라는 점을 숨기려 하고 있다”며 “스스로 적폐세력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은 무덤을 파는 행위”라고 밝혔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 파업이라는 용어를 차마 쓰지 못하니까 사회적 총파업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경영자총협회 해체를 주장하면서 일자리, 일자리 하는데 그렇게 해서는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총파업의 시기상 문제점을 지적한 이들도 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조직실장은 “한·미 정상회담이란 중차대한 일정이 벌어지는 시점에 총파업을 하는 것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에 불과하다”며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처사”라고 설명했다.

이번 총파업에서 민주노총이 요구하는 최저시급 1만 원 인상과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 당장 올릴 수 없다는 것을 노동계도 잘 알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최저시급을 올리는 데 찬성하지만, 부작용을 막기 위해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혁신방안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동열 교수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비정규직화가 심각한데 곧바로 정규직화할 경우 중소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고, 오히려 일자리가 없어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처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박주희 실장은 “정치적 파업을 용인하면 차후 더 강한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정부는 이번 기회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배규식 위원은 “너무 심각하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해완·이용권·전현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