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은 최근 전 세계적인 유행을 타는 SUV에 자동차 마니아들의 ‘로망’인 오픈카를 결합시켰다. 이 같은 형태의 차량이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다만 기존의 차량이 오픈카에서 시작해 SUV로 갔다면,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은 SUV 형태에서 출발해 SUV로 접근했다는 인식이 짙다.

차체는 레인지로버답게 다부지지만 그 못지않은 세련됨으로 포장됐다. 휠과 타이어는 SUV 차량으로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러나 헤드램프 등을 좁고 넓게 만들어 날렵함을 강조했고, 뒤로 갈수록 차체가 올라가는 디자인으로 역동성을 더했다. 반면 체격에 비해 크게 느껴지는 20인치 사이즈의 휠과 타이어를 장착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컨버터블 루프가 접혀 들어가면서 좁지 않을까 예상했던 트렁크도 실제 251ℓ보다 넓어 보였다. 실내는 직관적인 버튼 구성과 다이얼식 원형 기어노브 등 랜드로버만의 디자인으로 운전과는 별개의 재미를 준다. 10.2인치의 터치스크린 센터페시아 등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다만 완벽해 보이는 하드웨어에 비해 주소 입력 등이 복잡하고 길 찾기에 아쉬움을 보이는 내비게이션, 속도 유지에 머무르는 반자율주행 기능은 보완됐으면 한다.

주행 중에는 코너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이 돋보인다. SUV 특성상 비교적 운전석의 높이가 높지만, 흔들림을 최소화했다. 또한 랜드로버의 특허기술인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은 노면 상황에 따라 엔진·변속기·스로틀 ·트랙션을 포함하는 차량의 설정을 최적화해 온로드는 물론 잔디·자갈밭·눈길 등의 험난한 노면과 지형의 오프로드에서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 컨버터블의 특성상 외부 소음에 취약하고 바람 소리가 크지만, 이보크 컨버터블은 특수 섬유를 사용해 소음을 최대한 줄였다.

2도어 형태의 컨버터블이기 때문인지 뒷좌석이 비좁은 편이다. 다리를 많이 펴기 어려운 데다 앞좌석보다 공간이 좁아지는 형태인지, 4인 이상이 탑승하긴 어렵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