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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 문정인에 엄중경고

파문확산 내부서 심각한 논의
韓美간 난기류에 서둘러 대응

“대통령과 각별해 제지 못해”
잇단 외교논란 ‘뒷북대응’ 지적

靑일부 “협상위해 나쁘지않다”

청와대가 19일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미국 발언과 관련해 파문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적극적인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전히 불안한 기류가 계속되고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날 오전 문 특보의 발언 파장에 대해 심각한 논의가 오갔다. 이에 앞서 미국 당국에서도 문 특보 발언에 대해 불쾌감과 우려를 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결국 문 특보에게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엄중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를 언론에 알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관련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지난 5월에도 한 차례 문 특보에게 언론 인터뷰 자제 등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문 특보의 논란 발언이 다시 나오면서 청와대가 문 대통령과의 관계가 각별하고, 대통령이 직접 특보로 임명한 문 특보를 강하게 제지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가 이날 문 특보의 발언 파장 진화에 나섰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한·미 외교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보다는 발생한 후에 해결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청와대는 지난 7일 고위 관계자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관련 사업 인가 전 시행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미국에서 반발이 나오자 이를 바로잡았다. 8일(현지시간)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사드 문제는 미국 정부에 대단히 중요한 것”이고 “사드는 그 당시 동맹의 결정이었다고 말하겠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동맹 차원에서 약속한 내용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의도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한편 청와대는 19일 존 매케인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 등의 문 대통령 면담 무산과 관련해서도 일본에서 관련 보도가 나온 지 4일 만에 자세하게 해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주한 미국 대사관과 조율했고 매케인 위원장과 휴일인 5월 28일 오찬을 하기로 했는데 그쪽에서 어렵다고 했다”며 “이후 다시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한국 방문이 어려울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치권에서 오해하지 않도록 긴밀한 대응이 필요했지만, 이미 면담 회피 의혹이 확산되면서 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청와대 일각에서는 문 특보의 발언에 대해 협상력 확보를 위해 나쁘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다수의 의원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러 얘기를 하고 있다”며 “입장이 자유로운 문 특보가 얘기를 하면서 서로 간의 입장을 조율하는 기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