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부실처리 조사
감사 전환·고발 조치 할수도

서울의 사립초등학교인 중구 숭의초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이 유명 연예인 아들과 대기업 회장 손자 등이 연루되면서 부실하게 처리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서울시교육청이 19일 특별장학에 나섰다. 교육청은 특별장학 결과에 따라 감사 전환은 물론, 사법기관 고발 여부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지난 4월 수련회 과정에서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 사이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한 숭의초교에 대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학교폭력 사건 처리 절차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특별장학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중부교육지원청 초등지원과장 등 3명을 보내 폭행 사건 처리 기록을 검토하고 처리에 관여한 교사 등 학교 관계자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교육청은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의 학부모 인터뷰도 추진 중이다.

교육청은 특별장학 결과에 따라 감사 전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감사 결과에 따라 사건 처리에 관여한 학교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와 가해 학생에 대한 징계를 명령할 수 있다. 교육청은 다만, 현행 사립학교법에 따라 사립학교가 재단 측의 판단에 따라 징계 이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한계를 고려해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재단 측에 학생, 학급 감축 명령 등 행정명령을 내리거나 사건처리의 문제점을 이유로 검찰·경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사건에 연루된 학생들의 나이가 어려 사법기관 고발 여부 등은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 피해자인 A(9) 군의 부모는 언론 등을 통해 “동급생 4명이 아들에게 담요를 덮어씌우고 야구 배트로 폭행했다. 또 바나나우유 모양의 물비누도 억지로 마시게 했다”고 주장했다. 숭의초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사건 조사 후 일부 연루자들에 대해 별다른 징계를 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연예인 윤손하(42) 씨는 아들 B(9)군 등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자 18일 “피해 학생과 가족, 학교와 여러분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