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 토론회
“추경, 시급한 것인가 회의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국회를 찾아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를 요청하는 시정연설까지 했지만 정작 정부의 ‘일자리 추경안’ 가운데 실제 일자리 창출 재원은 절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15일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일자리 추경, 어떻게 봐야 하나’ 토론회 기조 발제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들어가는 4조2000억 원 중 창업 투자에 들어가는 재원이 2조2000억 원이므로, 실제로 일자리 창출에 들어가는 재원은 2조 원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며 “엄밀한 의미에서 추경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공무원 채용 1만2000여 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일자리 창출은 실제로는 ‘복지성 지출’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또 “공공일자리 7만1000여 개 중 공무원 1만2000여 명 채용을 제외한 나머지는 사회서비스·노인 일자리 등”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특히 “노인 일자리 3만여 개는 월 22만∼25만 원씩 지급하며 소일거리 등을 하게 하는 사회공헌 성격의 일자리”라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차라리 추경의 일부를 차상위 계층에 대한 복지 확대에 쓰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며 “이번 추경은 청와대 경제수석·일자리수석이 공석인 상태에서 짜였기 때문에 기존에 있던 사업들을 증액하는 방식으로 예산이 배정된 흔적이 역력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난해 편성된 일부 예산항목의 사업규모를 늘리는 방식의 추경이 실업 해결을 위해 시급히 요구되는 사안인가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현재의 청년실업은 지속적인 부가가치 생산이 원활히 작동하지 못하는 중소기업 부문을 혁신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용 전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공무원 충원 시 재직 기간의 봉급과 퇴직 후 연금 등 장기적으로 소요되는 제반 비용을 추계해 충원 계획을 세웠는지 의심스럽다”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본가와 기업가들에 의해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