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강경 대응 수단 강구”
4당 원내대표 오후 회동 계획
“타협은커녕 대화나 가능할지”

야 3당은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의 압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관련, ‘적반하장’ ‘국회와 인사청문회 제도를 무시하는 위험한 발상’ 등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야당이 무슨 엄청난 요구를 한 것도 아니고, 공약으로 밝혔던 5대 원칙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인데 지지율이 높다고 밀어붙이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국회와 인사청문회 제도의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아주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적반하장이고,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문 대통령이 스스로 원칙을 위반했는데 거기에 대한 충분한 사과가 없었음에도 왜 야당보고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얘기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야 4당 원내대표가 극단 대치에 빠져있는 정국 실마리를 찾기 위해 이날 오후 비공개 회동하기로 했지만, 강 후보자를 둘러싼 문 대통령의 발언 이후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끝나거나 회동 자체가 결렬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서로가 기 싸움이나 하고 정상적 대화가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서 강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외에도 추가경정예산안, 정부조직법,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등 여야가 논의해야 할 현안이 산적하다. 하지만 여야 지도부는 이날 오전 내내 당 회의와 공식 브리핑 등을 통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인사를 비판하기에 앞서 야당은 과거의 퇴행적 정치행태를 반복하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당 민생AS센터 현장방문 간담회에서 “청와대의 입장은 야 3당에 대한 사실상의 선전포고로 본다”며 “협치가 끝났음은 물론이고 야당으로서도 보다 강경한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KBS 라디오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적폐 청산이라 말한 5대 비리에 해당하는 사람을 임명하면서 오만과 독선으로 이끌어 간다면 국회가 원만한 운영이 될 것인가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국이 급랭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현역 의원인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는 채택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전날 인사청문회를 마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

같은 날 인사청문회를 열었던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역시 무난하게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하·송유근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