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행동硏 8주년 세미나

“재생에너지보다 온실가스감축
건강피해 최대15배 감소효과”

국내에서 연간 1만8000여 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초과사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초과사망은 통상적 상황 때 예상되는 사망자 수를 넘어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정해관 성균관대 의과대학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창립 8주년 기념 세미나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교수가 환경부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 이날 공개한 ‘국내 대기오염으로 인한 연간 초과사망자 수’ 데이터에 따르면 2013년 사망한 26만6257명 중 대기오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는 1만8242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6.9%를 차지했다.

이 중 지름 2.5㎛ 이하인 초미세먼지(PM 2.5) 영향으로 인한 초과사망자는 1만6871명이다. 이들이 앓은 질병은 뇌졸중(8172명), 폐암(5958명), 허혈성심질환(2740명) 순이었다. 나머지 1371명은 오존의 영향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또는 천식을 앓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 교수는 “2050년까지 기후변화로 인한 누적 건강 비용은 RCP 4.5의 경우 62조9000억 원, RCP 8.5의 경우 101조4000억 원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RCP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사용하는 온실가스배출 ‘대표 농도 경로’(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 단계다. ‘온실가스 저감 정책을 상당히 실현하는 경우’는 RCP 4.5, ‘저감 정책이 어느 정도 실행될 경우’는 RCP 6.0, ‘현 추세로 계속해서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는 RCP 8.5 등이다.

온실가스 감축이 재생에너지 추가 사용보다 건강 피해를 최대 15배 더 감소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손성환 전 외교통상부 기후변화 대사는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의 지난해 자료를 인용, “재생에너지 사용을 2배 늘리는 비용보다 실내외 대기오염 감소나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4∼15배의 보건 혜택(건강 피해 감소)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