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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013년 고용보호 수준

韓 경직성 수준 2.37 ‘제자리’
OECD평균 2.17→2.04‘하락’

전문가 “정규직 전환 압박 등
민간 일자리 창출 발목잡을것”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적인 고용 보호 수준이 낮아지는 동안 한국은 평균보다 높은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연성 강화가 시급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이 오히려 경직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역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OECD에 따르면 한국 고용 보호의 경직성 수준은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2.37(숫자가 높을수록 경직성 높음)로 변화 없이 계속 유지돼 왔다. 하지만 같은 기간 OECD 평균은 2008년 2.17에서 2009년 2.16, 2011년 2.12, 2013년 2.04 등으로 꾸준히 낮아졌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시장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각국 노력의 결과로 풀이된다.

또,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따라 기존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데 대해서도 유연성 강화로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이 국제적으로 확산하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정부 문서에 제4차 산업혁명을 적극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일본은 노동시장·고용제도의 유연성 향상을 4차 산업혁명 대비를 위한 7대 과제 중 한 가지로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 정부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일자리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등 세계적인 추세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의 정규직 전환 압박은 시장 상황에 대한 기업 대응력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의 발목까지 잡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들은 경직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공공부문은 세금을 투입해 정책 목표를 실현할 수 있을지 몰라도, 민간부문에서는 신규채용을 더욱 줄이는 등의 방향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효상 차의과학대학 융합경영대학원장도 “경기가 회복되고 성장률이 높아지면 일자리가 생기는 것이지 거꾸로는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